1. 얼굴에 난 1센티미터짜리 시뻘건 대왕 여드름이 괜찮냐고 걱정해주는 것은 비즈니스 상황에서 괜찮은 안부인사가 아니다. 아이스브레이킹이나 스몰톡의 대상도 아니다. 모른척해야 할 일이다. 어려운 일이 아닌데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10년 전 뉴저지 사무실로 서울에서 출장 온 대기업 직원이 코 끝에 시뻘건 대왕 여드름을 보고 괜찮은지 물었다. 계속 묻고 걱정해 주는데, 계속 영혼 없이 괜찮다고 대답했다. 모른 척하는 것이 때로는 가장 예의를 갖추는 방법이다. 바쁜 아침에 여드름을 짜고, 패치를 붙이는 사람은 '나'인데, '너'님이 왜 더 야단을 부릴까? 관심과 걱정은 고마운데 무관심은 더 고맙다. 대왕 여드름이든, 붕 떠있는 화장이든, 화장실 선택이 어떠하든, 아는 척해봤자 티 안 나게 손해만 보는 일도 있다.
2. 나와 상관없는 누군가에 혐오를 씌우는 일은 독일 나치의 혐오, 일본 우익의 혐한 전략에서나 볼 수 있는 것. 이유 없이 상대방을 배척하기 위해 쓰던 방법.
3. LGBTQ = 친구, 인친, 페친, 구독자
끝,
1. 퍼레이드나 페스티벌에서 노출 없이 표현해도 억울했던 과거와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있는 현재도, 이제는 세심하게 생각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요. 다양한 소수의 운명들이 모여서 좋은 '우리' 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것도.
서울에서 보기 힘든 Unisex 화장실이다. 뉴욕 센트럴 파크에 위치한 호텔의 화장실이라 대단한 배려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Unisex'라는 표시만 없을 뿐 우리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기차에서, 비행기에서, 작은 식당의 화장실에서..., 새로운 것도 아니고, 다툴 일은 더욱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