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Calm Moment Jan 15. 2024

[애도 일기 1] 오빠가 떠났다.

오빠가 떠났다.


오빠가 떠나기 며칠 전, 꿈 속에 나는 오빠의 영정사진을 안고 있었다. 그런 꿈을 꾸다 아침 7시경, 갑자기 눈이 번쩍 떠졌다. 불안했다. 그 순간이었을까, 오빠의 영혼이 오빠의 몸을 떠난 순간이. 오빠는 나에게 와달라고 내게 다녀간 걸까.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만, 나는 목놓아 울었다. 주로 혼자 운전하는 차 안에서, 지독히 못생겨지는 얼굴을 의식하지 않고 온 얼굴을 찡그리며 소리내어 울었다. 그렇게 우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해서 5분 이상은 잘 지속하지 못했고, 그렇게 울고 나면 조금 다른 생각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우는 빈도는 천천히 덜해졌으나, 퇴근하고 혼자가 되는 순간이나 하늘을 보며, 바람을 느끼며, 밤 길을 걸으며, 갑자기 꽂히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 속에 있는 멍울은 수시로 울컥 울컥 올라왔다. 이만한 슬픔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버거워, 어서 시간이 흐르길 바랬다. 이런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있었구나, 생각하니 모두가 대단했다.


오늘도 혼자 운전을 했고, 기어이 떠오르는 오빠가 불쌍해 또 엉엉 울었고, 내가 건너가고 있는 이 깊고도 진한 시간을 어찌하지 못해 이 글이 나를 위로할지 알지 못한채, 나의 슬픔을 뱉어내는 심정으로 글을 붙잡아본다.

작가의 이전글 [퇴사 후 백일] 백일의 비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