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잔잔한손수레 Nov 07. 2023

슈퍼리치가 될 상 ESTJ


"MBTI가 어떻게 되세요?"

"저는 ESTJ 입니다."


ESTJ는 외향적. 감각적. 논리적. 계획적 성향을 갖는다.


매번 할 때마다 다르게 나온다는 누군가의 말에 따라 여러 번 다시 시도했었다. 납득할 수 없었기 때문. 나는 내향적이니까.


그래도 그 결과는 바뀐 적이 없다.


언젠가 글로 성장 연구소에서 최리나 작가님이 내게 한 이야기를 듣고서야 수긍할 수 있었다.


"지하작가님은 내향적 성향일지라도 직업적으로 (후천적으로) 외향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사람은 늘 변하니까요."


외향이냐 내향이냐의 문제뿐만이 아니었다. 그저 나는 내 MBTI가 만족스럽지 않아 계속 납득 못하는 척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공감능력이 뛰어난 주변 몇몇의 인물 덕분에 위로와 따뜻함을 느낀 적이 많다. 나도 따뜻한 온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남편은 소위 말하는 성격변태라 나를 칭하기도 한다. 계획대로 살아야 하고 대충을 싫어하고 문제해결에 혈안이 되어있다며.. 아니면 감정결여의 싸이코 패스라던가...


함께 MBTI검사를 재미 삼아했을 때에 그 결과지를 보면서 딱 너라며 넌 감정이 없는 거 아니냐며 놀렸던 게 깊이 박혔나 보다. 싸이코 패스라면 이런 삐짐도 없는 거 아니니, 남편아?


어쨌거나, 짱구를 보면서 철수 같은 깍쟁이는 참 살기 힘들겠다 했는 데. 웬걸, 짱구 인물의 MBTI를 살펴보니 그 철수가 다름 아닌 ESTJ. 내가 바로 너였구나.


주변에서 내게 보이는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열정으로 열심히 사는 게 보기 좋다 혹은 조금 내려놓고 아등바등 말고 여유를 좀 가져라. 나는 열정으로 열심히 살다가도 좀 여유롭게 편하게 살고 싶기도 하다. 그러니 나도 날 모르겠다.


아무튼 마음에 들지 않는 MBTI다 보니 구태여 어디서 말하고 싶지도 않아서 외울 생각도 없었다. 크게 관심도 없었고. 애초에 저 데이터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알 수도 없을 테고. 나도 나를 모르는데.


그러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재무 스터디가 있는 데 MBTI 질문을 받았다. 그때의 내 대답을 듣고 그녀들이 해준 말을 잊을 수 없다. 그 이후 나는 MBTI를 간절히 믿게 되었다. 내 MBTI가 변했길 바라며 다시 검사하곤 했지만 이제는  혹시라도 변하지 않았길 바라며 검사를 해보곤 한다. 또 파워 당당하게 MBTI를 밝히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기사까지 링크해 주며 내게 이렇게 말했다.


"슈퍼리치가 될 상의 MBTI가 ESTJ래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워킹맘은 잔인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