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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없이는 못 사는 선생님
좌절을 가르쳐드립니다.
인생이 만만치가 않아~
by
잔잔한손수레
Feb 22. 2023
작은 투룸에서 적은 인원수의 아이들을 데리고 내 새끼를 가르치듯 꽁냥꽁냥 수학을 가르치는 게 내 일이다. 지금은 내가 개인적으로 1년 중 가장 중요하다고 침 튀기며 강조하는 혁명의 시기인 겨울방학이다.
그렇게 중요하다는 이 시기를 멋있게 자기만의 기회로 만들어내는 아이는 500여 명을 가르쳐온 지금까지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그래도 내가 스승인데, 어쩌겠는 가?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던가 아님 유도라도 해야지. 그래서 늘 겨울방학은 특강이 많아진다.
그중에서도 고1 첫 개념특강은 아주 중요하다. 미리서부터 아이들에게 겁을 잔뜩 준다. 그리고 실제 특강을 진행할 때도 거침이 없다. 멘탈 잘 붙잡고 있는 아이들 멘탈도 가차 없이 흔들어버린다.
얘들아, 좌절도 배워야지?
세상이 너네 뜻대로만 되지 않는 걸?
고등부터는 막막하고 버거움의 연속
이다.
고등 첫 개념이면
이거부터 가르쳐야 되는 게 맞지 않나?
아이들에게 늘 고등부터는 버티는 싸움이라고 한다.
근데, 버티라고 하면 아이들이 버틸 힘은 있고?
그러니까 버티는 법도 가르쳐야지.
버티는 법은 뭐, 간단하다.
적응과 노련
.
주어진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상황에 노련하게 대처해야지.
시행착오는 누구나 겪는, 그저 과정일 뿐이다.
니가 지금 힘들다면 그건 지금 니가 실천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게 머리로는 알겠는 데 실천이 잘 되지 않아요…”
많은 아이들의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는 고민상담이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울기도 한다.
나는 늘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한다.
“그래? 내가 해결해 줄게. 아직 습관이 안돼서 그런 거지, 뭐. 별거 아니야.
집에서는 잘 안된다는 거잖아? 간단하네. 내일부터는 9시 30분까지 학원으로 와! 내가 환경이 돼줄게.
내 앞에서 놀진 않겠지.”
이런 친구는 방학이 끝나면 훨씬 더 성숙해져 있다.
좌절감을 느끼는 경험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를
해결하기 위한 노련함은 반드시 다음 필수 스텝으로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좌절감에 사로잡혀버릴지 모른다. 마치 늪처럼.
오히려 잠깐의 편안함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 손 놓을 수 있는 기가 막힌 명분이니까.
물론, 마음도 지친다. 그래서 더 치명적이다.
마음이 힘든 건 옆에서 보는 사람의 마음도 힘들게 하는 법이다.
회피는 아이들이 가장 단순하게 보이는 일차원적 반응인데 엄마들 마음을 휘젓고 무너지게 하기엔 충분하다.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이.
'벌써부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애를 그렇게 공부시키나.'
'이게 맞나?'
오은영 박사님의 환청이 들리는 것만 같겠지.
그러다 결국 ‘마음의 안정이 제일이다’라는 전혀 연관성 없는 결론을 내린다.
이렇게
도망을 경험한 아이들은 회피를 해결방법으로 습득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
계속해서 편함을 찾는다.
'오늘은 공부가 안 되는 날이야.'
'오늘은 피곤한 날이야.'
'오늘은 여행전날이야.'
시시각각 회피할 명분은 찾아오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현실감을 찾자.
노련해지란 말이야.
잠시 시간을 그냥 그대로 흘려보낸다면 넌 오늘 과제를 완수할 수 없을 거야.
그럼 내일 또 보강진행은 물론, 수업시간조차도 얼타게 될 테고 시간이 흐를수록 켜켜이 쌓이는 건 내공이 아니라 구멍이 될 거야.
좌절을 쌓지는 말자.
속상함과 좌절감을 느꼈다면 노련하게 그걸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해.
내가 가장 추천하는 건, 노력이야.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고.
이건 내가 장담하는 데
절대, 노력은 배신하지 않아.
지금부터 노력을
옆의 친구보다 아주 조금만 더 오래 해봐.
넌 뭐든지 해낼 수 있게 될 거야.
그리고
노력하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넌 이제 노련해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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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식대로의 인생그리기. <누가 선생님이 편하대> 저자 <절대 실패하지 않는 작은 학원 운영 백서> 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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