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지향하는 실제적 대상으로 삼음. 또는 그 대상. 목표를 달성하다.
도달해야 할 곳을 목적으로 삼음. 또는 목적으로 삼아 도달해야 할 곳. 목표 지점.
행동을 취하여 이루려는 최후의 대상.
목표설정의 5원칙
1. 구체적인 목표
2. 측정가능 목표
3. 달성가능 목표
4. 결과지향적 목표
5. 기한 있는 목표
겨울 방학의 특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프린트를 시작하기 전, 특별히 아이들에게 주문을 했다.
"오늘은 프린트 맨 위 자신의 이름 옆에 오늘의 목표를 쓰고 풀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정답률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 이 프린트에서는 몇 개까지만 틀리겠다는 각오를 적고 시작해 볼게요."
갑자기 아이들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금세 아이들은 자신의 프린트에 집중해서 풀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돌아다니며 아이들의 프린트 위를 확인해 보았다.
'목표의 의미를 아이들이 모르는 건가...?'
이제까지 프린트에서 3개~5개를 틀리던 아이는 목표가 5개 혹은 6개였고
1개~2개를 틀리던 아이는 3개가 목표였다.
심지어 다 맞거나 1개씩 틀리던 친구들도 3개의 목표를 적었다.
아까 아이들이 쭈뼛거리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는 여러 가지를 의미한다.
속상한 이야기지만 아이들 대부분은 실패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애초부터 그 기준치를 낮추고 시작하는 것이다.
사실 목표가 가지는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닌데 말이다.
혹은 우리나라에서는 겸손을 미덕으로 꼽는다.
소위말해 '잘난 체하는 것 같으면 재수 없을까 봐.'가 행동의 이유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얘들아, 잠시만."
나는 아이들의 프린트를 잠시 중단시키고 말을 이어갔다.
"여러분들이 아직 '목표'의 의미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에게 목표의 참뜻을 설명해 주었다.
목표는 이미 내가 이루어낸 것이 아닌, 내가 도달하고 싶은 그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50킬로그램의 내가 다이어트를 할 예정인데, 목표를 52킬로로 한다면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평소 프린트에서 3개를 틀리는 데, 목표가 3개라고 한다면 제대로 된 목표설정이라 할 수 없다. 그리고 목표를 설정했을 때, 그를 이루지 못한다면 문제점을 파악해서 다음 기회를 기약하면 되는 것인데
지레 겁먹고 나의 실력을, 수준을 낮출 필요가 없음이다. 그리고 제대로 된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서라면 나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나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게 되면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겸손을 싫어한다. 겸손하지 말고 건방지지 말자. 정확한 자기 분석이 필요하다.
잠시 후 아이들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하나둘씩 목표를 재설정하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실패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길 간절히 바랐다.
수정된 목표를 바라보니 보기 좋게 목표가 껑충 뛴 아이가 있는 반면 별 차이 없는 아이도 있었다.
목표가 치솟은 아이는 말 그대로 겸손을 위한 목표였던 것이다. 어느 정도의 자신감은 있었다는 것.
그러나 별 차이가 없는 아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아이다.
타고난 성향이 그런 친구들도 있지만 어른들의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반응들에 의해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엄마, 아빠들은 아이들의 과정을 지켜보기 어렵다. 아이들의 집에서의 모습만 보고 그게 전부인 듯 착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과에 의존하는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 또한 결과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학습과정을 장기전으로 봤을 때 당연히 좋지 않다. 그래서 나는 수업을 할 때 지속적으로 아이들에게 오답을 바라보는 관점을 고치려 하고 점수에 대한 대처방식을 바꿀 수 있게끔 노력한다. 그리고 늘 아이들에게 목표를 설정하게끔 유도한다.
오늘 이 아이들은 목표를 설정하고서 프린트를 풀었다.
무엇이 바뀌었을 까?
첫 번째, 아이들의 정답률이 전체적으로 올랐다. 단 한 명의 아이도 빠짐없이.
두 번째, 문제를 푸는 속도가 느려졌다.
목표가 가지는 힘은 크다. 실패를 두려워하든 말든 누구든 목표를 세우면 해내고 싶은 욕구가 있다. 물론, 너무 무리한 목표라면 지레 힘이 빠져버리겠지만 말이다. 아이들에게 목표 설정을 맡긴 이유는 스스로가 정한 목표를 이루었을 때 만족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조금씩이라도 그 목표치를 늘려간다면 아이는 한 발짝씩이더라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조금씩 생겨나게 된다. 그렇게 아이들은 더욱 틀리지 않기 위해 집중을 하게 되었고 전체 정답률이 올랐다.
문제 푸는 속도가 느려진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늘 이야기한다.
"수학은 정답률을 먼저 잡고서 속도를 잡는 것."
오늘 내가 목표를 써서 프린트를 풀게 한 아이들은 초5 아이들이다. 대부분이 연산 프린트며 초등부 연산은 대개 난이도가 낮기 때문에 아이들이 빨리 해치워버리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기에 실수도 잦아지는 것이고 그 실수가 고착화되면 나쁜 연산습관이 생기는 것이다. 속도를 늦추었다는 건 말 그대로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풀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아이들 스스로가 설정한 목표는 아이들로 하여금 뚜렷한 학습성취의 여운을 남긴다. 작고 사소해 보이겠지만 늘 변화는 작고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에게 '실패'라는 단어는 쓰지 말자. 말 그대로 '쓸 데' 없는 단어다.
도전에 대한 용기를 가르치자.
그 시작은 목표 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