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동의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중요하다는 연산의 의미와 부모님이 생각하는 중요성의 의미가 상통하는 것일지 의문이 들었다.
"선생님, 수학은 무조건 선행이 기본으로 진행되야 하는 데 지금, 우리 아이 진도정도면 괜찮은 걸까요?"
수학선생님들은 '선행'이라는 단어에 할 말이 많다. 연계성이 짙은 과목이다 보니 선행의 정도를 이야기하려면 막연하고 선행의 의미부터 의견이 갈릴 테니까.
"선생님, 심화를 해야 한다는 데 그럼 저희 아이는 최상위랑 블랙라벨은 꼭 시켜주세요."
엄마들은 고난도의 문제를 심화라고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어느 순간부터 학부모들이 단숨에 이해하기 쉽도록 특강이름도 심화특강이라 짓기 시작했다. 심화의 의미부터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게 좋을까요? 저런 게 좋을까요?라는 상담은 대부분 학부모님들이 어딘가에서 들은 정보가 있을 때이다. 좋은 이야기든 안 좋은 이야기든. 항상 주변의 이야기에 휘둘리는 엄마가 있다면 꼭 찬찬히 읽어보길.
# 교육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아이에게 어떠한 교육을 시킬 때 원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대부분의 팔랑귀 엄마들은 그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 단순히 이게 좋다더라. 저게 좋다더라. 희망의 메시지를 듣고서 달려든다. 로또 1등을 꿈꾸며 매일 주말 tv 앞에 서는 아빠들처럼 막연하다. '나는 아이의 어떤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이러한 교육을 시키겠다.'라던가 '아이의 어떤 부분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이러한 교육을 시키겠다.' 라고 한 줄 정리가 가능한 지 한 번 해보자.
# 아이의 학습 수준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아이의 수준과 맞지 않는 교육이면 해봐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 '뭐라도 배우긴 하겠지.'라는 마음으로 교육을 시키는 학부모님들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 아이가 잘하는 아이임에도 낮은 수준의 교육이 지속되면 열정을 잃는다. 도전을 버리고 나태를 택하게 된다. 아이가 못하는 아이임에도 높은 수준의 교육이 지속되면 아이는 지속적인 좌절로 자존감이 바닥난다. 자신감을 잃은 아이는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 아이의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우리 아이는 포기가 빠른 아이인데 시작부터 타이트한 교육형태를 선택할 경우 포기를 가속화시킬 위험이 있다. 차라리 아이의 템포와 주기에 맞춰 나아감이 잦은 동기부여를 줄 수 있다. 반대로 인내와 끈기가 있는 아이라면 그 장점을 끌어안고 갈 수 있는 교육형태일때 더 많은 이점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자신감으로 먹고사는 아이라면 아이가 조금 상위권에서 학습할 수 있는 교육분위기로 끌고 가는 게 좋다. 이런 아이들은 용의 꼬리보다 미꾸라지의 머리가 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내가 친구들보다 잘하는 것 같고 그 힘이 동력이 돼서 1등을 놓치지 않으려 하는 노력을 불러온다. 혹은 자존감이 높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기보다 스스로의 학습을 진취적으로 접근하는 아이는 용의 꼬리로 들어가더라도 용의 머리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많기에 수준을 높여서 시도해 볼 만하다.
# 안정성 있는 선택을 권한다.
'이 학원은 일단 힘들지만 가면 전교 1등은 따놓은 당상이다.' 그래서 보내는 학부모님들이 수두룩하다. 그 학원 학생들 전부 전교 1등 일리 없다. 모든 학원은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어머님들은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서 강점이나 장점을 부곽 하여 꿈부터 꾼다. 하지만 그 이면에 아이에게 올 부작용이 있음도 생각해야 한다. 단점과 장점을 비교할 때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잃을 수도 있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 '빡세게 시켜서 1등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데 이걸 아이가 납득하지 못하거나 중간에 지쳐버리게 되면 학원을 다시 알아봐야 하고 아이가 공부에 있어 심리적 벽이 생길 수 있어.' '그럼 이 아이의 현재 학습량은 어느 정도고 어느 정도로 하게 될 때 아이에게 무리가 없이 나아갈 수 있을까?' 좀 더 구체적으로 아이에게 맞는 교육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단점이 커버가 가능한지가 핵심이다.
# 가장 중요한 건 교육자이다.
어떤 교재를 쓰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선생님이 어떤 수업을 진행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선생님도 사람이기 때문에 선생님의 성향과 교육가치관이 존재한다. 같은 교재를 쓰더라도 선생님의 교육가치관에 따라 지도편달방식과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에 대해서 망설일 때는 주변의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를 지도할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그 선생님을 파악해야 한다. 선생님의 교육가치관은 아이를 지도하는 내내 묻어나는 것이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교육가치관이 부모님과 달라질 때 아이들은 엄청나게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마치 한 배의 선장이 두 명과도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의 교육가치관을 먼저 정립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끌고 가줄 수 있는 교육자를 선택하는 게 좋다.
# 학습시기별로 학습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수학은 초등 3학년때부터 수체계가 조금씩 늘어난다. 그래서 초3-4 때 기초와 기본을 다지는 시기이다. 그래서 그 이전까지는 말 그대로 간단한 수 연산의 비중이 확실히 많다. 그리고 초5부터는 본격적인 개념을 건드리기 시작한다. 중등부 수학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엔 초4나 초5 때부터 수포자가 나온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곤 한다. 당연히 중등부로 진학할 때는 수체계도 넓어질뿐더러 문자가 등장하는 신세계가 펼쳐지기에 많은 아이들이 중1 때 어려움을 겪는 다. 중2-2 기하의 기본을 다지는 순간에는 상위권에서도 진짜와 가짜가 구별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고1은 말할 필요도 없이 수포자가 수두룩한 시기다. 오죽하면 고 1만 버텨내면 된다는 말도 있으니까. 왜 수포자가 발생할까? '수포자들'은 대부분 변화되는 환경에 닥쳐서 학습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다. 수학은 피드백이 느린 과목이다. 그럼 학습 변화를 미리부터 챙겼어야 한다. 이걸 선행으로 오해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시기별 학습 방식의 변화의 필요성을 알아야 한다.
엄마들의 팔랑귀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교육주관을 가져야 소신이 생긴다. 교육은 단기간에 되는 것이 아니다. 엄마가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엄마가 흔들릴 때마다 아이의 교육탑도 함께 흔들려 굉장히 불안정한 형태로 쌓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초조함이나 바쁜 일상에 지지 말고 교육관을 먼저 단단하게 심어 소신 있는 교육으로 일관성 있게 탑을 쌓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