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오늘도 살아있다.

by 잔잔한손수레


새벽 공기가 차다.

무거운 몸을 폭신한 침대에서 일으켜 세운 게 오늘의 가장 큰 업적이다.

몽롱했던 잠 기운이 사라졌다.


얼굴을 밀어대는 차가운 공기에 정신이 또렷해진다.


이미 저만치 집은 멀어지고 터덜대던 다리는 어느샌가 규칙을 찾았다.

비좁은 인도를 박차고 나아간다.


'손이 어색한데? 손은 허리춤에서만 살짝씩 움직이는 거라던데...'


아무 생각 없던 기계가 자세를 신경 쓰기 시작할 무렵 나타났다. 막강한 고난이.


발에 닿는 땅이 가까워지고 내 뒤꿈치를 붙잡는 힘이 강해진다. 한없이 뒤에서 당긴다. 점점 발이 더뎌진다.


후-하 후-하 의식적으로 쉬던 숨소리가 헉헉,학학 자제를 잃어간다.


그때부터다.


나의 살아있음이 느껴지는 숨소리만 오로지 내 귓가에 울린다. 텅 빈 도로 위 가로수가 숨죽이며 응원한다.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태양에 눈을 찡그린다.

그 정도로 나는 멈추지 않는다.


귓가에 울리는 거침없는 내 숨소리는 태양에 지지 않을 만큼 이글이글 타오른다.


오늘 하루도 나의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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