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자연에게 배우다.

by 잔잔한손수레


"꺄아악"

"꺄하하하"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저렇게 좋을까.

질퍽한 뻘이 발가락을 비집고 들어온다.

잔잔하게 들어오는 물이 발끝을 간지럽힌다.

찰박 찰박 아이들의 발자국이 갯벌 위로 뛰논다.

작은 웅덩이가 모인 곳에 아이들도 모인다.


부드러운 뻘을 손으로 꽉 쥐었다 이내 놔준다.

발가락에 힘을 줘서 꽉 쥐었다 이내 놔준다.

그렇게 아이들은 뻘과의 술래잡기를 했다.


물끄러미 뻘을 바라보니,

신기하게 생긴 작은 오만 것들을 품고 있다.

뻘은 참 큰 엄마였네.


어쩐지, 아이들하고 잘 놀아주더라니.


신기루 같은 산등성이는 아빠가 되어 빼곡하게 경계를 서고

그 안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추억을 나눈다.

동그란 붉고 노란 해가 우리의 추억에 색을 입힌다.


푸르스름했다가 보르스름했다가

불그스름했다가 누르스름했다가.


하늘의 색이 뻘에 스며든다.

뻘에 닿은 발끝으로 아이들의 추억까지 물든다.


미숙한 엄마는 거대한 부모에게 하나 배운다.


내일 아이들의 추억 색깔은 무슨 색으로 물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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