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녀의 드레스 코드는 블랙 앤 베이지임을 증명해 주듯 그녀의 한쪽 어깨에 걸려있는 독특한 가방도 블랙이다.
그녀의 꾸안꾸 패션에는 이곳에 오기 위한 그녀의 설렘이 들어있다.
이제 막 서울로 상경한 그녀는 일하기 바빠 관광은 늘 뒷전이었다.
늘 스스로에게 채찍질만 해대는 여자를 위해 남자친구는 평소 그녀가 재잘대던 장소들로 데이트 코스를 준비했다.
그 첫 번째가 이곳이다.
이곳은 많은 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그녀의 코트를 닮은 흙에는 파릇한 잎사귀의 식물과 앙상한 가지의 어린 나무도 있고 풍성한 두발을 자랑하는 큰 어른 나무들도 저 뒤편에 모여있다. 그들을 지켜달라는 듯 생명의 동아줄로 돌길과의 경계를 구분 지어 놓았다. 자연과 인간을 위한 공존의 거리 두기다.
그 왼쪽으로는 기와지붕이 보인다. 우리나라의 과거를 끌어다 놓았다. 저 멀리는 나의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 높은 네모가 7개, 세모가 1개로 보인다. 으리으리한 도형들은 무수히 많은 별을 가져다 박은 보석처럼 빛이 난다. 10년 뒤의 나는 저곳에서 함께 섞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저 보석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