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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잔한손수레 Oct 17. 2023

중간고사. 결과보다는 배움이.

성취를 배운 아이. 그 이후를 기대한다.


"쌤! 저 하나 틀렸어요!"

상기된 얼굴로 아이가 날 바라보고 있다.


선생님들이 웃프게 부르는 은어, 망학년.

이번 해의 '망학년'은 중2 아이들이다.


망했다는 느낌보다는

지금의 중2 아이들 대부분은 아직 나와 오래된 아이들이 아니다 보니 기초부터 쌓는 인고의 시간이 진행 중인 상태랄까.


아이들 인생의 제대로 된 시험으로는 지난 시험이  처음이었다. 긴장도 긴장이지만 체계적인 내공준비가 덜 되었기에 좋은 점수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그 결과 예상대로 80점대나 70점대의 아이도 있었다.


미리부터 아이들의 상처를 우려해 예상점수와 이유, 향후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응원해 줬지만 막상 받은 실망스러운 결과에 누구보다 열심히 한 아이들은 속상했겠지.


저렇게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하는 아이를 보고 있노라니 내가 다 기뻐서 펄쩍 뛰고 싶었다. 스스로는 얼마나 뿌듯할까.


저 아이는 이제 시작이다.

오늘, 달디 단 성취의 열매를 맛본 것은 확실하니까.

성취열매는 맛을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맛보고 끝내는 사람은 없다. 그만큼 맛있고 중독성 있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힘을 갖는 다.


그렇게 70점대와 80점대로 얼룩져있던 '망학년'아이들이 이번에 1개나 2개를 틀려왔다. 오늘부로 우리 학원에는 '망학년'이 없어졌다. 점수때문이 아니라 그들은 하면 할 수 있다는 걸 배웠을 테니까.


그들과 나의 역사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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