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챙겨주는 사람이 없다면 인생을 헛살았을까?

어른이 되어 생일을 축하받는 방법

by 서혜림

어릴 적에는 친구들과의 우정이 삶의 중심이었기에, 친구 생일을 챙기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이벤트였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우정의 비중이 줄고, 생일을 챙기는 일도 점점 줄어듭니다.


이제는 내가 나를 위한 생일을 준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 나의 생일을 어떻게 챙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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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챙겨 준 생일 선물, 돌려받으려는 마음 버리기


예전에는 누군가의 생일을 챙기며 선물도 건넸고,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받게 되리라 기대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생일을 스마트폰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그냥 지나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생일 선물을 받지 못했다고 섭섭해하지 말고, 내가 먼저 줬던 것을 그대로 돌려받으려는 마음도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지인들의 생일을 일일이 기억하고 챙기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다들 바쁘게 삶을 살아가느라 본인의 생일도 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 생일은 내가 스스로 챙기자


학창 시절, 저는 워낙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생일이 오히려 부담스러웠습니다. ‘오늘 내 생일이야’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신기하고 부럽기만 했죠. 저는 조용히 넘어가길 바라면서도, 누군가 알아서 챙겨주길 기대했습니다. 다행히 사촌동생이 매년 제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줬고, 그 따뜻한 마음이 큰 위로가 되었죠.


이제는 누군가의 챙김을 바라기보다, 스스로 내 생일을 의미 있게 보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걸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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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초, 저는 남편에게서 특별한 생일 축하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날따라 남편의 퇴근이 늦었고, 저는 속상한 마음에 "오늘따라 왜 이렇게 늦어?"라는 말을 던졌습니다. 결국 그 말이 도화선이 되어 큰 말다툼으로 이어졌죠.


알고 보니 남편은 생일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기대보다는 스스로 내 생일을 조용히 챙기며 보내기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생일날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서운한 마음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가족이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 생신을 축하하며 생일 노래를 부를 때, 유독 저만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옳은 일인가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나조차 나를 챙기지 않으면, 가족들 역시 ‘엄마는 안 챙겨도 되는 사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요. 아이들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이런 메시지를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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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생일을 과하게 의미 부여하기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소소한 시간을 보내는 날로 삼기로 했습니다.


생일이나 기념일을 누군가의 마음을 시험하는 날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서프라이즈를 기대하다가 괜한 실망에 빠지는 일도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날을 핑계 삼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것,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며


모두가 각자의 삶에 바쁘다 보니, 누군가가 내 생일을 챙겨주길 바라기보다는 내가 먼저 기회를 주는 게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생일이니까 신경 쓰지 마”라는 말보다, “너는 내게 소중한 사람이야. 내 생일을 함께해 줘”라고 전하는 것이 오히려 더 쿨하고 성숙한 방식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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