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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캄보디아 물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물가

by 캄보캉

화폐 얘기가 나온 김에, 이번에는 캄보디아의 물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믿기 어려울 수 있지만, 캄보디아는 아세안 국가 중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물가가 높은 나라다. 국내총생산(GDP)을 생각하면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수준이다.


2024년 기준 캄보디아의 1인당 GDP는 약 2,100달러로, 라오스의 2,400달러보다도 낮다. 한국의 1인당 GDP가 약 35,000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프놈펜에서 체감하는 생활 물가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주변국인 태국이나 베트남에서의 가격을 생각하고 캄보디아에 오게 되면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물가가 높은 이유는 물자의 수입 의존도와 관세 때문이다.


캄보디아는 대부분의 물자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기조차도 수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기요금이 매우 비싸다. 1년 내내 에어컨을 사용하는 기후적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4인 가족의 월 전기요금이 200달러에 육박해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수준이다.


또한 한국과 동일한 제품을 캄보디아에서 구매할 경우, 가격이 더 비싸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높은 관세율과 달러 대비 원화 약세 때문이다.


한국의 평균 관세율이 약 8%인 반면, 캄보디아는 약 13% 수준이다. 이는 단순 평균일 뿐이며, 품목별로 보면 차이는 더 크다. 예를 들어 밀 15%, 전자제품 35%, 자동차 50%에 달한다. (단, 트럭 및 비승용 차량은 15%) 식품류를 제외하면 사실상 ‘관세 폭탄’이라 할 수 있다.


물가를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로 스타벅스 커피 가격을 들어보자. 프놈펜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Tall 사이즈)는 3.15달러, 라떼는 3.35달러이다. 7월 평균 환율을 적용하면 각각 약 4,300원, 4,700원 수준으로, 한국과 거의 동일하다.


장보기 물가도 알아보자. 현지산 농산물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예를 들어, 제철 망고는 1kg에 1달러, 바나나 한 송이는 2달러 이하이다. 계란 10개는 1.5달러, 쌀 5kg은 6~7달러, 맥주 330ml 한 캔은 약 0.6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상대적으로 비싸다. 우유도 수입품이라 예상보다 비싼 편이고, 두루마리 휴지도 꽤 비싸게 느껴진다. 생필품인 휴지가 10 롤에 2.8달러인데, 한 롤의 양은 한국 제품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관광객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음식 가격은 어떨까? 인건비가 적게 들지만, 재료비와 관리비가 만만치 않아 외식물가도 제법 비싸다. 캄보디아 전통 음식인 ‘록락’이나 ‘아목’은 한 끼에 보통 4~6달러 정도이며, 한식당의 식사 메뉴는 8~13달러 선이다. 캄보디아 음식조차 현지 서민들에겐 너무 비싸다. 에어컨이 없이 실링팬만 돌아가는 식당에 가게되면 조금 가격이 내려가고, 그마저도 없는 노상식당 현지식당에 가면 3달러 또는 그 이하의 현지식을 만날 수 있다.


프놈펜의 서민들은 점심을 대부분은 1.5달러 이하로 노점에서 포장 음식을 사 먹는다고 한다. 특히 뜨거운 국물을 비닐봉지에 담아 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으며, 볶음면과 볶음밥 또한 비슷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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