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에게 필요한 재테크 #2
진지하게 노후준비를 고민하는 사회초년생이 있을까?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사람이 그 끝을 의미하는 은퇴를 고민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사회 속에 몇 년 지내다 보면 좋든 싫든 직장을 떠나는 사람들을 보게 되고 얼마 안 가 삶에 찌든 채 살아가는 중년의 부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게 될지도 모른다. 그 무렵쯤이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은퇴에 대한 막연한 걱정도 시작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은퇴준비라니 얼마나 어려운 주제인가? 인생 선배들에게 터놓고 물어보기에도 어려운 주제인 데다가 스스로 생각해서 준비하자니 그 또한 막연할 따름이다. 그러다 보니 아직은 한참 남은 것 같은 은퇴준비에 대한 고민을 뒤로 미루게 되고 당장 눈앞에 닥친 일들부터 해결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기 쉽다. 그러나 그러한 선택의 결과는 그저 은퇴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만 단축시킬 뿐이다. 아직 먼 미래라 생각하며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은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보자.
시작이 있는 것에 끝이 있다고 하였는가? 이제 막 시작한 커리어도 결국 끝을 향해 달리게 될 것이므로 그 끝에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누구에게나 은퇴가 기다리고 있다. 사회초년생이 은퇴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데는 특히 큰 장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은퇴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를 생각해보면 필요한 은퇴자금에 대한 대략적인 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은퇴자금이란 결국 나의 은퇴 이후의 삶에 필요한 돈을 은퇴 이전에 저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은퇴 이후를 생각하다 보면 은퇴 이전의 자금계획이나 소비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게 된다. 반대로 은퇴 이후에 어떤 삶을 살고 싶으냐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저축의 목표점을 계획하기가 어렵다.
결국 노후준비 그 자체가 은퇴 이전의 삶의 계획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쩌면 우리는 은퇴하기 위해서 일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원하는 은퇴 후 생활을 위해 대비해야 할 것들을 준비하다 보면 그것이 결국 은퇴 전의 삶을 구성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5살인 어떤 이가 35년 뒤에 60살이 된다는 것은 팩트이다. (물론 중간에 안타까운 사고나 질병으로 일찍 죽게 되지 않는 다면 말이다.) 그가 60세에 은퇴한다고 가정한다면 그에겐 지금 은퇴 준비할 시간이 35년이 있다. 그러면 은퇴 후 생존시간을 의미하는 은퇴기간은 얼마나 될까? 통계청 자료(2019)에 따르면 현재 25세 남성과 여성의 기대여명(앞으로 남은 예상 생존기간)이 각 55.8년, 61.8년이고 전체는 58.8년 이므로 지금 25살인 사람은 60세에 은퇴를 한다고 했을 때도 은퇴 이후 남은 수명은 23.8년쯤 되므로, 통계적 추치로 볼 때 약 24년간의 은퇴기간이 예상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의학기술 발달 등을 감안하여 기대여명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여 넉넉하게 생각한다면 약 30년의 은퇴기간이 결코 비현실적인 기간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60살에 은퇴한다는 가정하에 약 30년의 은퇴기간을 지내기 위해선 얼마의 자금을 준비해야 할까?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퇴 후 소득/은퇴 전 소득)을 40% 수준으로 설계하고 있어 은퇴 후에 소비를 좀 줄인다 하더라도 국민연금만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 별도의 은퇴자금 준비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그 수준은 각자가 고민하여 결정해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당장 생활도 안정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은퇴준비를 하란 말이냐, 먼저 돈을 모아서 작은 집이라도 사야 하는데 은퇴를 위해 남겨놓을 수가 있느냐고. 일단 어느 정도 평범한 삶의 구색을 갖추고 난 뒤 은퇴준비를 하겠다라고.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인간의 심리적인 이유와 결합해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노후준비를 시작해도 될 만큼 현재의 삶에 대해서 어떤 만족스러운 상황을 얻기란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은퇴용 자금으로 처음부터 별도로 떼어두지 않는다면 결국 중간중간마다 필요한 곳에 자금을 쓰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과거에 퇴직금을 중도 정산하여 선배 직장인들이 은퇴시점이 되어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그런 사실을 반증하기도 한다. 그분들은 그 당시 중도 정산한 자금이 어디로 갔는지 기억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회생활 초기부터 은퇴를 위한 자금으로 따로 애초에 별도로 떼어두지 않는다면, 향후에 다른 방식으로 재산을 불려 은퇴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므로 결국 은퇴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금은 은퇴자금을 따로 저축하면서 투자수익을 얻을 방법 등이 잘 마련되어있는 편이니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은퇴자금을 바로 준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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