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5. 어시스턴트 일을 한다고 포토그래퍼가 될 수 없다
촬영이 없는 날, 스튜디오에서 연습 촬영을 해도 된다는 답변도 받았겠다. 이제 어떻게 지인들에게 홍보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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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지인들을 직접 만나 자연스럽게 웨딩 촬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내가 찍어준다는 상황이 베스트다. 하지만 이건 쉽지 않다.
자주 만나는 친구들, 지인들 중 결혼하는 사람은 드물다. 또한, 만나는 시간을 맞춰야 하고 만남의 장소로 가야 하고.. 귀찮기도 하지만 일하는 시간이 일반 회사원들과 다르다 보니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인터넷 세계에서 홍보하는 게 역시 가장 최고일 것 같다. 홍보하는 글만 작성하면 되고 나머지는 알아서 굴러 가겠지.
그렇다면 여기서 내가 해야 할 건 하나다.
잘 굴러가도록, 반응이 잘 오도록, 아니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글을 잘 써야 한다.
‘글을 잘 쓴다는 건 뭘까?‘, ‘어떻게 잘 써야 할까?’
“잘 쓰기“에 포커싱을 맞추다 보니 어렵더라, 그래서 시선을 약간 돌려봤다.
어떻게 해야 글을 “읽을까?”
단순하다.
1. 궁금증 유발하는 글
2. 도움을 주는 글
그러면 이 2개를 하나의 글에 적어보자.
인스타에 홍보 글을 올릴 건데,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건 어그로를 잘 끌어야 한다는 거겠지. 썸네일로 어그로를 끌 수도 있지만 “글”로 승부를 보고 싶다.
인스타는 글이 길어지면 ”... 더 보기“로 표시된다. 나는 초반 글이 재밌으면 그걸 꼭 눌러보고 싶더라. 그렇다면 초반 글에 흥미나 궁금증을 유발해야 한다. (철저히 내 경험으로만 행동 패턴 파악함)
웨딩 스냅을 찍어준다는 글이고, 사진은 직접 찍은 웨딩 사진으로 올릴 거야. 어떤 글을 적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청첩장 2개가 눈에 들어왔다. 저거다.
내가 결혼한다는 것처럼 글을 쓰면 어떨까?
나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이 친구 결혼하나?!’라며 흥미나 궁금증을 느끼지 않을까? 최고의 어그로다. 이런 고민 끝에 탄생한 초반 이목을 집중 시킬 글을 공개한다.
더 보기를 클릭하면 아래와 같은 글이 나오게 된다.
“”“
안녕하세요, 최인수입니다.
기쁜 소식을 조심스럽게 전해볼까 합니다.
평생 같이 하고 싶은 사람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어느 날 시련의 어두움이 닥치더라도
함께 참고 함께 애써
더욱 하나 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사람.. 을 만나신 분 있으신가요?
혹은
웨딩 스냅 촬영을 해보고 싶거나
웨딩 촬영을 했는데 아쉬움이 남아 가볍게 한 번 더 촬영하고 싶으신 분 있으신가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웨딩 촬영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저는 웨딩 스튜디오에서 포토그래퍼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있는데요. 좋은 추억을 남겨드리고 싶습니다.
촬영 장소는 제가 일하는 스튜디오에서 진행할 예정이고 촬영에 대한 비용은 당연히 없습니다. 휴무일 때 촬영을 할 수 있어, 촬영 가능한 요일은 매주 ”월요일“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좋아요, 댓글, 공유 수를 보면 (내 기준) 반응이 핫 한걸 볼 수 있다. 글로 승부를 봤고 나는 승리했다, 아니 홍보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