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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감한 겁쟁이 Feb 15. 2023

영원히 근사하길

지금처럼

어떻게 친해졌는지 기억이 안 나는 친구들이 많다. 그중 한 명이 우연히 나와 같은 날 군대를 간 친구다. 이 친구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알게 된 것 같은데 군대와 마찬가지로 우연히 친해졌다.


우연히 친해진 이 친구와의 추억이 은근 많다. 같은 날 군입대를 한다는 말을 듣고, 전 날 "우리 이제 어떻게 하냐", "진짜 가는 거 맞냐", "난 그냥 안 갈란다"라는 말들을 하면서 순댓국에 사이다를 들이켰다. 


나의 첫 해외여행 메이트도 이 친구다. 전역 날이 같다 보니 전역하기 몇 달 전 만나 "어디든 떠나볼래?"라는 말을 했고 전역하고 한 달도 안 돼서 태국으로 떠났다. 해외여행에 눈을 뜨게 해준 고마운 친구다.


우연히 친해진 친구와 해외여행을 두 번이나 간다는 게 흔치 않는데, 그 일을 우리가 해냈다. 두 번째 여행지는 일본 후쿠오카. 태국에서 한번 호흡을 맞춰서 그런지 일본 여행도 역시 재밌게 다녀왔다. 우리의 여행 스타일 테마는 "대충과 현지"다. 대충 계획, 현지인들 많이 갈 것 같은 곳 가기(눈에 보이는 곳 가기), 현지인들이 먹을 것 같은 음식 먹기(눈에 보이는 거 먹기)다. 이 부분이 정말 잘 맞는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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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에게는 부러운 점이 많다.

첫 번째는 어떤 일을 할 때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여행을 하면서 느낀 건데, 무서워 보이거나 가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인데도 일단 가보자고 한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모든 음식을 다 먹어봐야 하는 성격이다. 덕분에 새롭게 경험한 것들이 많고, 나도 어디를 가거나 음식을 먹을 때 새롭게 도전을 하려는 시도를 하게 됐다.


두 번째는 목표가 분명해 보인다. 빠르진 않겠지만 차근차근 꾸준히 자신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모습이 멋지다. 내 주변은 보통 "나중에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거 같아?"라고 물어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으니까 경력 쌓고 몇 년 차 되어있지 않을까?"라고 답하는데, 이 친구는 무엇을 할지 정확히 말한 몇 안 되는 친구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아는 친구다.


세 번째는 돈이 많다. 아니, 사람이 여유가 있어 보인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여유 있는 사람"인데, 내 눈엔 이 친구가 그러한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두려움 없고, 목표가 뚜렷해서 그런가? 가끔씩 만나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친구다.


이 친구는 영원히 근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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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우연히 친해진 애랑 다음은 어디로 여행을 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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