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여행
처음으로 혼자 하는 여행, 수학여행 이후 처음으로 가는 제주도, 이번 여행에서의 숙소는 중요했다. 혼자 호텔에서 자는 건 심심할 것 같고, 시끌벅적한 파티가 있는 게스트 하우스 가는 건 피곤하다. 게스트 하우스는 좋을 것 같은데 '소규모, 조용한 게스트 하우스는 없을까?'라는 생각에 "제주도 조용한 게스트 하우스"를 검색했다.
정말 많은 숙소들이 나왔는데, 스크롤 몇 번을 내리자 "새로 오픈"이라는 텍스트와 함께 느낌 있는 사진들로 가득한 게스트 하우스를 발견했다. 바로 "까사 까미노". 새로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할 거라고 생각했고, 사진을 봤을 때 조용하고 소규모 인원들과 대화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조용한 분위기와 인센스 향이 반겨줬고 깨끗하게 정리된 잠자는 공간과 와인바 같은 공용 공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짐을 풀고 다른 곳을 여행하려고 했던 생각이 바로 사라졌고, 4시 30분에 티타임이 있어 스태프 분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6시에는 식사를 신청한 게스트분들과 같이 저녁을 먹고, 각자 먹고 싶은 술, 음식들을 사 와서 공용 공간에서 다 같이 나눠 먹으며 소소한 대화를 했다.
까사 까미노에서 2박을 하는 동안 다양한 연령층과 평소에는 만나보지 못할 직업을 가지신 분들을 만나,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까사 까미노 예약을 한 이유가 모두 비슷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대화 코드가 모두 잘 맞는 듯했다.
까사 까미노의 좋은 점이 정말 많지만, 이번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점은 "오후 1시 퇴실"이다. 렌트도 하지 않고 여행 계획도 없는 나는 퇴실을 일찍 하면 계속 돌아다녔어야 했는데, 오후 1시 퇴실은 일어나서 밥도 먹고, 책도 읽고, 사진 보정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줬다.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언제 다시 제주에, 언제 다시 혼자 여행을 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다시 올 것 같은 숙소다.
ps. 꼬질이 "한모"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