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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감한 겁쟁이 Sep 26. 2023

ep.24 전시 사진 배치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사진 작업을 모두 마무리한 후, 어떻게 배치를 할지 고민하는 단계에 도착했다.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던 내가 웃기다. 진짜 너무 어렵다. 처음이라 감이 없는 건지, 예술적 감각이 없는 건지..(제발 후자만 아니길)


지난번 답사 때는 전시를 하는 중이라 실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장님에게 부탁해 전시 공간 도면을 받았다. 그걸 축소화 시켜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각 벽을 만들었고 사진도 같은 비율로 줄여 배치를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전시를 보러 가면 각 파트마다 주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각 벽마다 주제를 부여할까 했지만 (아뿔싸!) 나는 파트별 주제를 정해놓고 사진을 찍지 않았다. 처음부터 전시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다면 어렵지 않았을 것 같은데, 나는 내 사진으로 전시를 열 줄 몰랐다. 그렇기 때문에 각 벽마다 주제로 나눈다는 건 쉽지 않다.


전문적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신입 포토그래퍼이다 보니 나만의 기준으로 전시 배치를 해야 한다.


그래서 배치를 하기 전, 나는 어떤 기준으로 사진들을 나눌 것인지 생각했다. 정말 다행히 비슷한 느낌의 사진들, 색감들로 이루어진 공간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각 벽마다 주제를 정할 수는 없지만 한눈에 봤을 때 어우러지는 느낌을 주기로 했다.


그 후에, 사진들 간격 및 위치가 정확히 맞도록 배치를 하려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재미가 없었다. 다른 전시회는 어떻게 배치를 하는지 검색해 본 후에, 처음 생각은 버리고 틀에 박힌 듯 박히지 않은 듯하게(*틀안박) 배치하기로 정했다. 이에 따라 모두 동일한 사진 크기로 가려던 계획이 다른 크기로 가도록 변경되었다.

* 틀안박: 틀에 박힌 듯 박히지 않은


배치 작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게 배치를 바꿔도 계속해서 이상해 보인다는 거다. 오늘 배치했던 게 자고 일어나니 이상한 것 같고, 밥 먹고 오니 이상한 것 같고, 화장실 갔다 오니 이상한 것 같다. 계속해서 테트리스같이 배치를 하다 보니 다음 날에도 예뻐 보이는 배치를 찾았다. (제발 다른 사람 눈에도 그렇게 보이길)


전시를 보기만 했지, 직접 하려다 보니 전시하신 분들이 배치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셨는지를 알게 됐다. 진짜 멋쟁이분들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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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ep.23 나만의 사진 스타일을 찾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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