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Course Dining

2020년 8월 음반 리뷰 - 2

by 정준호

더위와 역병에 지친 여러분께 선사하는 음악 정찬


★ 짜임새가 돋보이는 리더 아벤트 애피타이저

LWC1197 슈만: 여인의 사랑과 생애, 리더크라이스 등

마리안네 베아테 히엘란트는 1975년생 노르웨이 메조소프라노이다. 바로크 종교음악에 주로 매진하던 그녀는 라보 레이블을 통해 발매한 말러와 모차르트 가곡집으로 점차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슈만의 <여인의 사랑과 생애>, <마리아 슈투아르트 여왕의 시>를 커플링 한 성악가는 적지 않다. 히엘란트는 폭넓은 성역과 투명한 음색으로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존재감을 부각했다. 자칫 단조로울지 모를 독무대에 히엘란트는 후배 바리톤 요한네스 바이서를 초대했다. 바이서로서도 부담 없이 리더아벤트를 즐길 좋은 기회이다. 슈만의 시그니처인 <미르테> 가운데 네 곡으로 매 연가곡의 시작과 끝을 가름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 구글 번역 수준이지만 드물게 한글 자막이 달린 메이킹 필름으로 허기를 달래고

MU035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바리톤&현악 사중주)

작곡가들은 큰 것을 작게 줄이고, 작은 것을 크게 늘이고 싶어 한다. 그것이 바로 편곡이 주는 매력이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20세기 중반까지 베이스 바리톤의 해석이 주를 이루다가 이후 테너에 의해 재발견되었고, 오늘날엔 두 성역의 해석이 호각을 이룬다. 피아노를 대신한 현악 사중주 반주에서는 테너 진영이 바리톤에 앞서갔다. 프랑스 중견 바리톤 알랭 뷔에와 ‘하루의 시간 사중주’가 바리톤 진영에 묵직한 돌을 더했다. 앙상블 리더 질론 고베르는 네 악기가 목소리를 압도하는 법 없도록 보폭을 유지한다. 때로는 하프로, 때로는 기타로, 때로는 오르간으로 사심 없는 나그네의 여정에 동행한다.


박스트가 그린 바쿠스 여제의 표지 그림은 음반과 아무 상관없지만 고기 색깔이니까 메인 디시로...

LWC1198 림스키 코르사코프: 스페인 기상곡, 셰헤라자데 등

라보의 슈트라우스 교향시집으로 호평을 받아온 바실리 페트렌코와 오슬로 필하모닉이 러시아 5인조의 핵심 작곡가 니콜라이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대표작으로 돌아왔다. 2020년 여름으로 오슬로 필을 떠나는 페트렌코가 재임 중 마지막으로 내놓는 음반이니 만큼 더욱 공들인 기운이 역력하다. 페트렌코의 장기인 호쾌한 사운드와 거침없는 돌파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현란한 오케스트레이션에 더욱 생기를 더한다. 이베리아 기행인 <스페인 기상곡>과 <천일야화>를 탐구한 <셰헤라자데> 같은 이국적인 곡도 매력적이지만, 러시아 민중의 삶이 응축된 부활절 축제의 정경을 그린 서곡이 중심을 잡는다. 이 곡이 앨범으로만 공개되는 이유이다.


★ 잠시나마 시름을 잊게 할 디저트

MU037 캅스베르거: 목가집

조반니 지롤라모 캅스베르거는 몬테베르디 시대, 곧 17세 전반기에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음악가이다. 독일계였지만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그는 마드리갈의 일인자 스테파노 란디와 더불어 세속 음악의 꽃을 피웠고, 특히 류트에 따를 사람이 없는 달인이었다. 두 사람의 보컬과 비올, 류트 4인조로 2015년 창단한 ‘레 캅스베르걸

Les Kapsber'girls’은 유머러스 한 이름에서 보듯이 캅스베르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다. 이들은 데뷔 음반에 일곱 권에 달하는 캅스베르거의 목가집 가운데 대표곡을 수록했다. 성악 사이사이 삽입된 춤곡이 지루함을 피해가게 한다. 지중해의 태양을 가득 품은 이들의 낙천적인 음악세계가 후속작을 기대하게 한다.

디아파종 황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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