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CD 리뷰
ALPHA665 비버: 레퀴엠 Alpha
제롬 르죈이 쓴 ‘뜻밖의 만남’이라는 내지 해설의 제목처럼 음반에 묶인 네 작곡가는 동시대 독일에서 살았지만, 만난 적도 없고 배경이나 장기도 각기 달랐다. 북유럽에서 활동한 크리스토프 베른하르트의 루터교 모테트는 성악의 거장다운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잘츠부르크의 거장 하인리히 이그나츠 프란츠 폰 비버의 <레퀴엠>은 당연히 그의 악기 바이올린을 앞장 세운다. 역시 루터교이고 현의 명인이던 슈투트가르트의 요한 미하엘 니콜라이는 6성 소나타로 만난다. 끝으로 빈의 요한 요제프 푹스가 쓴 소나타와 모테트는 대위법 교본 <파르나수스로 가는 계단>으로 유명한 그의 진가를 보여준다. 결국, 네 사람의 공통분모는 ‘이탈리아 바로크’라는 것이 르죈의 결론이다. 수록곡에 부끄럽지 않은 탁월한 성과이다.
A475 스트라델라: 오페라 <트레스폴로 선생> ARCANA
알레산드로 스트라델라(1643-1682)는 38세라는 길지 않은 생애에 170곡이 넘는 칸타타와 각각 6개의 오페라와 오라토리오, 그밖에 많은 기악곡을 지었고, 뒷날 헨델이 그의 음악을 재사용했다. 그러나 방종했던 그는 교회 돈을 횡령하는가 하면, 음악을 가르치던 귀족 여인과 사랑에 빠져 그녀의 정부에게 생명을 위협받다가 도피 끝에 결국 자객에게 살해된다. 오페라 <트레스폴로 선생>은 눈치없는 음악 선생과 그를 사랑하는 여인이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각자의 짝을 찾는다는 줄거리로, 스트라델라 자신의 삶을 떠오르게 한다. 페르골레시-모차르트-로시니로 이어질 희가극의 출발이다.
A482 모차르트: 오보에 사중주 외 ARCANA
‘오보에 사중주의 황금기 여행’은 1770년 런던에서 시작한다. 바흐의 막내아들 요한 크리스티안의 이탈리아풍 실내악에 영향을 받은 모차르트는 1781년 뮌헨에서 오보에 명인 프리드리히 람을 위해 걸작을 썼다. 1806년 파리, 보헤미아 출신 샤를 복사의 <로망스>를 거쳐, 1818년 드레스덴에서는 당대 제일의 첼리스트였던 도차우어의 고전주의 양식 사중주를 듣는다. 1814년 밀라노 라 스칼라의 지휘자 알레산드로 롤라는 <작은 사중주>로 오보에의 매력을 끌어올렸다. 1802년 부다페스트에서는 17곡의 오보에 사중주를 쓴 드루셰츠키가 바흐의 제자 키른베르거의 곡에 카논을 붙였다. 매곡을 당대 악기로 바꿔 연주한다.
디아파종 만점
CVS022 마르티니: 루이 16세를 위한 레퀴엠 Chateau de Versailles
하이든, 모차르트와 동시대인이던 장 폴 에지드 마르티니(1741-1816)는 그 유명한 로망스 ‘사랑의 기쁨’의 작곡가이다. 바이에른에서 요한 파울 에기디우스 마르틴으로 태어난 그는 프랑스에서 이름을 바꾸고 이탈리아 사람 행세를 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콘서트를 지휘한 마르티니는 혁명 뒤에는 나폴레옹 결혼 축하 음악도 지었다. 1814년 왕정복고 뒤 다시 ‘국왕의 음악 감독’ 자리에 오른 마르티니는 1816년 1월 21일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장(移葬)에 맞춰 레퀴엠을 연주했다. 그러나 촉발한 일정으로 볼 때 1811년 나폴레옹을 위해 썼던 곡을 손본 것이다. 3주 뒤 모두가 기다리는 하늘로 간 마르티니가 뭐라고 했을지 한결같은 그의 음악이 말해준다.
ALPHA668 조디 데보스가 부르는 사랑의 노래 Alpha
소프라노 조디 데보스는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2위를 했고, 오펜바흐의 콜로라투라 선집으로 알파에 데뷔했다. 두번째 음반은 영국 시와 노래에 헌정한다. 그녀는 벨기에 태생으로 런던에서 성악을 배웠고, 현재 파리에 사는 것이 선곡 배경이라고 털어놓는다. 본윌리엄스, 월턴, 브리지, 퀼터, 브리튼, 거니의 노래를 통해 영국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또한 영어 가사에 곡을 붙인 프랑스 작곡가 미요와 타유페르, 폴도프스키의 노래로 경계를 확장한다. 동료 벨기에 음악가 레테르메와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우리시대 연가(戀歌)이다. 영어 가사로 민요와 가곡, 오페라의 면모를 모두 들을 수 있다.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