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볼로냐에서 촬영
ALPHA945 바흐: 삼위일체 축일을 위한 칸타타 BWV78, BWV60, BWV47
삼위일체 축일은 성령강림절(부활 50일 뒤) 다음 일요일이다. 이때부터 성탄절까지 27주 동안(거의 반 년) 축일이 없다. 원숙기의 바흐는 라이프치히에서 연중 칸타타를 써야 했다. 그에게 삼위일체 축일은 긴 안목에서 아이디어를 시험할 숨통을 열어주는 출발점이었다. 다미엥 기용은 바흐가 첫 3년 동안 쓴 삼위일체 축일 칸타타 셋을 택했다. 열한 명의 기악주자가 뽑아낸 직물에 네 성악가가 무지갯빛 수를 놓는 장관이다. 모드 그라통은 그 사이에 장남을 위한 오르간 트리오 소나타와 실험적 양식을 총동원한 오르간 전주곡을 끼어넣었다. 데생과 완성작을 한 데 모은 값진 앨범이다.
연주: 르 방케 셀레스트, 다미엥 기용 (지휘, 카운터테너) Alpha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ALPHA739 코파친스카야 & 프로하스카 - 마리아, 성모와 막달레나
전위의 두 여전사가 뭉친 접점은 흔히 간과되는 20세기 스위스 작곡가 프랑크 마르탱의 <세 폭의 마리아 제단화>. 코파친스카야는 마르탱의 실내악을 녹음했고(<Time & Eternity> 앨범), 프로하스카도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야기를 다룬 <사랑의 묘약>에 참여했다. 특히 그녀의 조부인 지휘자 펠릭스 프로하스카는 마르탱에게 <마리아 제단화>를 위촉한 슈나이더한/제프리트 부부와 절친했다. 이 뼈대에 두 사람은 H. 폰 빙겐, A. 칼다라, J. 하이든, G. 홀스트, G. 크럼, G. 쿠르타크 등을 살로 붙였다. 성모와 막달라 마리아의 공통분모를 음악으로 투사한 독창적인 콜라주이다.
연주: 파트리치아 코파친스카야 (바이올린), 안나 프로하스카 (소프라노), 카메라타 베른 Alpha
CKD708 비올 콘소트로 연주하는 바흐 평균율 3집
판타즘의 평균율 콘소트 프로젝트 완결편. 바흐의 건반을 위한 촘촘한 대위법을 현악 합주로 해부하려는 시도는 모차르트도 수행했다. 모차르트도 그랬듯이 로런스 드레이퓨스도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전체를 맹목적으로 편곡하지는 않았다. 평균율 48곡 가운데 38개 푸가를 편곡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전주곡 상당수는 포기했다. 다성이 아닌 전주곡은 푸가와 달리 편곡했을 때 무게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드레이퓨스의 대안은 선법에 기초한 <건반을 위한 모음곡 3집>의 합창 전주곡들이다. 궁극적으로 바흐가 꿈꿨던 조성과 화성의 망망대해로의 항해를 완수한다.
연주: 판타즘 Linn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BBC뮤직매거진 이달의 음반
A538 밀라노의 모차르트 - 엑술타테, 유빌라테 외
프란디는 모차르트 이전 이탈리아 음악을 꾸준히 추적한다. 이번에는 모차르트가 1773년 뮌헨에서 초연한 모테트 <엑술타테, 유빌라테>의 뿌리를 1770년 밀라노 방문에서 찾는다. 일찍이 바흐의 막내아들 요한 크리스티안이 밀라노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대성당 오르가니스트가 되어 쓴 곡이 <딕시트 도미누스>와 <마니피카트>이다. 동시대 밀라노에서 활동한 피오로니와 키에사의 모테트를 더해 모차르트가 이 도시에서 얻어간 자양분을 소개한다. 역시 뒷날 뮌헨에서 쓴 짧은 모테트 <미세리코르디아 도미니>의 반주부에는 베토벤 ‘환희의 송가’와 똑같은 선율이 등장한다.
연주: 로빈 요한센 (소프라노), 카를로 비스톨리 (알토), 라파엘레 조르다니 (테너), 알레산드로 라바시오 (베이스), 기슬리에리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줄리오 프란디 (지휘) ARCANA
AVA10522 말러: 뿔피리 가곡집
말러 애호가의 관심을 모은 클라라 폰스 감독의 영화 <요술 뿔피리>의 사운드 트랙. 영화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제1차 세계대전 회고록인 <어제의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에피소드로 이뤄진다. 말러는 낭만주의 시인 브렌타노와 아르님이 채록한 민요 <어린이의 요술 뿔피리> 가운데 스물네 편에 곡을 붙였고, 그 가운데 열넷은 관현악 반주로 편곡했다(데틀레프 글라너트가 나머지 열 곡을 편곡해 수록). 헨셸은 작곡가인 동시에 위대한 오페라 지휘자였던 말러가 이 모음집에 부여한 극적인 요소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원어민에게도 어려운 옛 독일어를 직접 영어로 번역했다.
연주: 디트리히 헨셸 (바리톤), 보훔 교향악단, 스티븐 슬로운 (지휘) AVAN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