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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준호 Jul 11. 2023

저것은 달

2023년 5월 29일 인왕산 촬영

CCS44722 하이든: 교향곡 6번 <아침>, 7번 <정오>, 8번 <저녁> 

영국 역사적 해석 연주를 대표하는 플로릴레기움 앙상블. 일찍이 첼로 협주곡과 런던 교향곡들 녹음으로 호평을 들은 이들이 플루티스트 애슐리 솔로몬의 리드로 하이든에 돌아왔다.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궁정 악장이 된 직후인 1761년, 공은 비발디 <사계> 스타일의 곡을 주문했다. 하이든은 베네치아풍 바이올린 협주곡 대신 다양한 악기가 주고받는 코렐리풍 합주 협주곡 양식을 따랐다. 당대 최고 명장들로 구성된 후작의 악단처럼 플로릴레기움의 열여덟 단원 또한 아침과 정오, 저녁의 매 순간을 특징짓는 에피소드로 귀를 즐겁게 한다. 베토벤의 ‘전원’이 멀지 않다.

연주: 플로릴레기움, 애슐리 솔로몬

Channel Classics  

Symphony No. 6 in D Major, Hob.I:6: I. Adagio - Allegro

ALPHA944 다울런드: 라크리메 전곡 

클로드 모네: 버드나무가 있는 수련. 지베르니 박물관

뮤지컬 휴머스의 알파 데뷔 음반. ‘뮤지컬 휴머스’는 17세기 영국 비올 연주자 토비아스 흄의 동명 선집에서 이름을 따왔다. 흄은 류트의 대가 다울런드와 동시대 신사였다. 다울런드는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궁정 음악가가 되지 못하자 낙담해 덴마크로 건너간다. 1604년 그는 덴마크의 안 공주(제임스 1세와 결혼해 영국 왕비가 될)에게 헌정할 21개 ‘라크리메’(눈물)의 출판을 위해 런던에 돌아온다. 한 세기 뒤 바흐의 <푸가의 기법>에 비할 대위법의 걸작은 시대정신 ‘멜랑콜리’에 바탕을 둔다. 다섯 비올과 류트가 자아내는 스펙트럼은 그 멜랑콜리를 자신들의 모토인 유머로 환원한다.

연주: 뮤지컬 휴머스, 토머스 던퍼드 (류트)

Alpha  

Lachrimae, or Seven Tears: Mr. Henry Noel his Galliard

ALPHA926 마랭 마레: 오페라 <아리안과 바퀴스> 전곡

바쿠스라 캐서 포도를...

비올로 주로 알려진 마레는 륄리 사후 왕실 악단을 이어받은 음악가로, 오페라에서 떠난 루이 14세의 마음을 되돌리려 애썼다. 륄리의 비극 전통을 충실히 이어받은 <아리안과 바퀴스>는 파리 센 강을 굽어보는 언덕 위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판과 뮤즈, 님프가 루이 14세를 위해 낙소스 섬에 버려진 아리아드네 이야기를 각색한다. 섬에 버려진 아리아드네가 술의 신 바쿠스와 맺어지려면, 연적 아드라스투스의 방해를 극복해야 한다. 주피터와 주노가 보이지 않는 힘대결을 하고 큐피드가 애쓴 끝에 두 연인은 행복을 얻는다. 니케와 그의 팀이 초연 이래 잊힌 영광을 완벽히 부활시켰다.

연주: 베로니크 장, 마티아스 비달, 르 콩세르 스피리튀엘, 에르베 니케

Alpha 디아파종 도르 

Ariane et Bacchus, Act II: Chaconne pour les suivants du roi

RIC445 독일 바로크 레퀴엠

이 그림은 아마도 뒤러? 맞네! 빈 알베르티나 미술관

슈만과 어머니의 죽음을 맞은 젊은 브람스는 모차르트의 전례 음악과 경쟁하지 않는 연주회용 레퀴엠을 고안했다. 루터교인 그가 성서에서 택한 가사에 붙인 곡인 바로크의 대선배 하인리히 쉬츠의 <장송 음악>과 비교되었다. 바로 복스 루미니스에게 <그라모폰> ‘올해의 음반’의 영예를 안긴 작품이다. 뮈니에와 제롬 르쥔은 나아가 루터의 찬송가 녹음, 하머슈미트의 수난곡 등 다양한 루터교 장례 음악을 녹음하며 직접 선곡한 ‘독일 바로크 레퀴엠’을 구상했다. 코로나 기간 주어진 충분한 시간과 사색으로, 브람스의 연주회용 레퀴엠에 상응하는 편집 바로크 레퀴엠이 빛을 보았다.

연주: 복스 루미니스, 리오넬 뮈니에 (지휘)

RICERCAR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텔레라마 만점 

같은 가사의 아래 곡과 비교 바람
Brahms - Ein deutsches Requiem - IV. Wie lieblich sind deine Wohnungen

BZ1051  스폰티니: <베스타의 무녀> 전곡 (오리지널 불어판)   

고전과 낭만주의 시대 프랑스 오페라를 발굴하는 ‘브뤼잔’ 웹 라디오의 야심작. 글루크에 이어 케루비니와 함께 파리 오페라 무대를 주름잡은 스폰티니의 <베스타의 무녀>는 벨칸토와 바그너 시대를 거치며 잊혔지만, 당대 베토벤에게도 큰 자극을 준 걸작이다. 성무와 사랑 사이에 갈등하는 무녀의 이야기는 <노르마>나 <라크메>와 비교된다. 마리아 칼라스의 발굴 뒤로 벨칸토에 가깝게 해석되어 온 <베스타의 무녀>이지만, 프랑스 원전판을 복원한 크리스토프 루세는 륄리와 라모의 오페라 발레 전통을 이은 곡의 진면모를 되살린다. 타이틀롤 마리나 레베카의 존재감은 발군이다.

연주: 마리나 레베카, 스타니슬라드 드 바르베라크, 타시스 크리스토야니스, 레 탈랑 리리크, 크리스토프 루세 (지휘)

Bru Zane 오페라지 이달의 음반 

연주에서 만듦새까지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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