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렐 차페크 <R. U. R.>
체코 작가 카렐 차페크(1890-1938)의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 R. U. R.>은
‘로봇’이라는 단어를 처음 만든 작품이다.
체코어로 ‘노동’에서 비롯되었다.
로봇을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할
가전제품으로 찍어내는 시대를 그린다.
신인류가 구인류를 몰아내는 디스토피아이다.
그런데 작가의 의도는 좀 달랐다.
만든 인간이 인류를 대체한다는 것을
구원으로 본 것이다.
창조는 신의 영역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사랑하는 두 로봇이
서로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모습을 본
과학자는 루가복음의
‘이제 놓아주소서 Nunc dimittis’를 읊는다.
생명은 불멸할 것이오! 멸망하는 것은 우리 사람들일 뿐. 우리 집과 기계는 못 쓰게 되고, 우리가 이뤄놓았던 체계는 붕괴되며, 위대했던 위인들의 이름은 마치 나뭇잎처럼 떨어지겠지. 그러나 오직 너만은, 사랑이여, 너만은 이 폐허 속에서 꽃을 피워 생명의 작은 씨앗을 바람에 맡기리라. 주님, 이 종을 평화로이 거둬주소서. 이제 이 두 눈으로 보았으니, 당신께서 사랑을 통해 구원하심을 목도하였으니, 생명은 불멸할 것입니다. 불멸하리라! 불멸! (김희숙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