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골무일기

시므온의 노래 (3)

T. S. 엘리엇

by 정준호

T. S. 엘리엇(1888-1965)은

성공회로 개종할 무렵

<시므온을 위한 노래 A Song for Simeon>를 썼다.

1922년의 <황무지 The Waste Land>에 이어

6년 뒤...

그런데 이 시는 ‘시므온의 노래’가 아니라

‘시므온을 위한 노래’, 다시 말해

그를 대변하는 노래이다.

여기에서 화자는 엘리엇 자신이다.

시는 <황무지>처럼

파편화된 현대 사회에 대한

묵시록적인 성찰이다.


주님, 로마 히아신스가 화분에 피어 있고

겨울의 태양이 눈 내린 동산에 기어 듭니다

이 모진 계절이 멎고 있습니다

내 생명은 마치 손등에 올라앉은 깃털처럼 가볍게

죽음의 바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햇볕 속의 먼지와 구석구석 쌓인 기억이

죽음의 나라로 부는 찬 바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KakaoTalk_20250526_162249237.jpg 이창배 역

마지막에 엘리엇은

현대의 시므온을 노래한다

그는 멜랑콜리에 젖어 자포자기한다.


나는 나 자신의 생명에, 내 뒤를 따르는 자들의 생명에 싫증이 났습니다

나는 나 자신의 죽음과 내 뒤를 따르는 자들의 죽음을 죽고 있습니다

당신의 종으로 하여금 떠나가게 하소서

(Let thy servant depart)

이제 당신의 구원을 보았으니


이 염세주의는 <네 사중주>에 가서야 극복되려니...

엘리엇의 시는

라흐마니노프의 <철야기도> 중 ‘Nunc dimittis’와 어울린다

라흐마니노프의 시므온은 하이 테너

병을 줬으니 약도 주세요,

세르게이 바실례비치

(라흐마니노프)!

7년 만의 외출.The Seven Year Itch.1955.mkv_20250526_072600.749.jpg

그녀에게 완벽하게 어울리는 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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