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S. 엘리엇
T. S. 엘리엇(1888-1965)은
성공회로 개종할 무렵
<시므온을 위한 노래 A Song for Simeon>를 썼다.
1922년의 <황무지 The Waste Land>에 이어
6년 뒤...
그런데 이 시는 ‘시므온의 노래’가 아니라
‘시므온을 위한 노래’, 다시 말해
그를 대변하는 노래이다.
여기에서 화자는 엘리엇 자신이다.
시는 <황무지>처럼
파편화된 현대 사회에 대한
묵시록적인 성찰이다.
주님, 로마 히아신스가 화분에 피어 있고
겨울의 태양이 눈 내린 동산에 기어 듭니다
이 모진 계절이 멎고 있습니다
내 생명은 마치 손등에 올라앉은 깃털처럼 가볍게
죽음의 바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햇볕 속의 먼지와 구석구석 쌓인 기억이
죽음의 나라로 부는 찬 바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마지막에 엘리엇은
현대의 시므온을 노래한다
그는 멜랑콜리에 젖어 자포자기한다.
나는 나 자신의 생명에, 내 뒤를 따르는 자들의 생명에 싫증이 났습니다
나는 나 자신의 죽음과 내 뒤를 따르는 자들의 죽음을 죽고 있습니다
당신의 종으로 하여금 떠나가게 하소서
(Let thy servant depart)
이제 당신의 구원을 보았으니
이 염세주의는 <네 사중주>에 가서야 극복되려니...
엘리엇의 시는
라흐마니노프의 <철야기도> 중 ‘Nunc dimittis’와 어울린다
병을 줬으니 약도 주세요,
세르게이 바실례비치
(라흐마니노프)!
그녀에게 완벽하게 어울리는 게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