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골무일기

날조된 영웅

안토니오 비발디

by 정준호

어제에 이어서...


<주스티노>를 오페라로 만들 때

비발디는 역사를 날조했다.

물론 대본작가는 따로 있다.

니콜로 베레간의 대본에

조반니 레그렌치가 먼저 곡을 썼고

비발디에 이어 알비노니와

헨델도 같은 제목의 오페라를 썼다.

주인공 주스티노는 얼핏 보면

동로마의 유스티누스 1세(518-527)로 보인다.

그런데 줄거리를 살펴보면

그의 조카 유스티니아누스 1세(527-565)의

삶과도 유사하다.

젊은 농부 유스티누스가 황제를 구하고

궁정에 들어가 결국 그의 뒤를 잇는다.

한편 궁중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는

테오도라 황후를 맞는 조카 황제에 더 가깝다.

작가는 두 황제의 장점을 합쳐

오페라 <주스티노>를 만들었다.

해피 엔딩의 피날레

때문에 음반 커버도

라벤나의 유스티니아누스 대제

모자이크를 썼다.

DSC00044.JPG
DSC00053.JPG 황제와 황후
DSC00063.JPG 그리고 스님. 본인 아님

역사상 위대한 인물의 이야기는

서로 겹치게 마련이다.

영웅의 삶은 앞선 모범의 삶을

재연하고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사가 집단 무의식의

원형(Archetype)을 따른다는 것이

카를 융의 생각이다.

로맨틱 판타지 사극이나

심지어 대하사극까지 역사를 날조한다는

비판을 받곤 한다.

그 날조로 영웅이 되면 된다.

셰익스피어도 그랬고

비발디도 그랬다.

그들을 넘어서면 이긴다.

DSC00035.JPG

라벤나 산 비탈레 성당(Basilica di San Vital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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