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과 페르트
베토벤의 ‘전원 田園’은
‘자연 自然’이 아니다.
‘田園’은 경작한다는 뜻이고
‘pastoral’은 목축한다는 말이다.
계몽주의의 강령에 충실했던
베토벤은 이상적인 사회를 꿈꿨다.
“정원을 가꾸자”라고!
교향곡 6번 ‘전원’ - 5악장 목동의 노래. 폭풍이 그친 뒤 기쁘고 감사한 느낌.
‘自然’은 스스로 그러한 것이니
어쩌면 범신론과 닿아 있다.
오염되지 않은 곳이어야 한다.
그런 곳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별이어야 하나?
음악조차 너무 오염되었다.
자연을 묘사한 어떤 음악도
포장과 상품화로 너덜너덜하다.
나마저 듣고 말았으니 오죽하랴.
‘타불라 라사 Tabula Rasa’는
‘비어 있는 태블릿’이란 뜻이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
그러나 결국 되돌아간다.
비어 있는지, 깨끗한지 알려면
인간이 있어야 한다.
내가 신이 되던지.
임마누엘 칸트: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이고,
직관 없는 개념은 공허하다”
아르보 페르트: 타불라 라사 - 2. 침묵
“그는 말로 표현하기 거의 불가능한 것 - 시공간의 경직성을 없애는 음악의 힘과 관련된 무언가를 집어냈다. 그의 화음들은 하나하나 자아의 소음을 침묵시키며, 마음을 영원한 현재에 묶어둔다.” - 뉴욕 타임즈, 알렉스 로스
아르보 페르트가
신일 수는 없으니 무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