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이집트 기행 (2)
두 번째 이집트 기행 올리는 걸 잊었던가 보다.
2025 노블레스 매거진 10월호 게재
2024년 12월 31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시즌 최고의 기대작인 주세페 베르디 <아이다>의 새 연출을 그들이 자랑하는 제야 갈라 무대에 올렸다. 1988년부터 37년 동안 인기를 끌었던 소냐 프리셀의 압도적인 무대를 교체하는 시도였다. 토니상 수상 연출자 마이클 메이어는 앨튼 존의 뮤지컬 <아이다>를 연상케 하듯 한 쌍의 고고학자를 등장시켜 액자 구성을 만든다. 뮤지컬에서는 한 쌍의 연인이 박물관에 왔다가, 깨어난 공주로부터 고대의 사랑 얘기를 듣는다. 세 사람은 사실 고대에 삼각관계였다. 이 화려한 장면은 무엇을 감추고 있을까?
프랑스의 오귀스트 마리에트(Auguste Mariette, 1821-1881)는 현대 이집트학(Egyptology)의 아버지로 꼽힌다. 마리에트의 사촌은 로제타석을 해석한 샹폴리옹의 친구였다. 그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이집트에 눈을 뜬 마리에트는 루브르 박물관의 용역으로 발굴을 시작했다. 세라피움과 스핑크스 하부 신전, 단다라와 에드푸 신전을 발견한 그에게 1858년 이집트 정부는 문화재청장을 맡긴다. 이집트가 고고학 발굴을 독점하고 모든 유물을 관리하는 역할을 외국인에게 맡긴 이유는 마리에트가 “그 나라 유물은 그 나라에”라는 원칙을 주창했기 때문이다. 근절된 것은 아니지만 마리에트 이후 이집트 유물의 도굴과 해외 유출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