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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촬영감독 김정욱 Mar 17. 2020

KBS 인간극장과 감사일기


KBS 인간극장과 감사일기 


초조함과 설렘으로 멘토링의 시동을 건 때가 어제인가 싶은데 벌써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을 마치고 한 해가 지났습니다. 아이들이 주제를 정하고. 촬영하고. 밤을 새워 편집하여 새벽에 보내온 영상 메일까지 숙제를 주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은 마지막 날 놀랍게도 알아서 해왔습니다. 천방지축 질풍노도의 아이들이 촬영에 임할 때는 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방송 29년 차 다큐멘터리 촬영감독입니다. 일산중학교 자유학기제 학생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면서 나는 나의 많은 경험 중에 어떤 한 토막을 꺼내어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나의 삶을 윤택하게 해 주고 감사 하는 삶을 살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극장이라는 KBS 휴먼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우리 이웃들의 평범하지 않은 삶의 이야기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고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일 먼저 학생들을 만나 공감대를 형성하고 아이들과 소통하려면 그들만의 대화를 알아야 했습니다. 나는 같은 또래인 나의 아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아이들의 대화를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롤. 오버워치. 한조. 페드 립 등 게임을 즐기는 그들만의 대화에서 나오는 단어들입니다. 멘토링 수업 중 아이들의 용어를 사용하고 그들의 대화를 알아들을 때 학생들은 무척 놀라고 반가워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해 친밀감을 가지려고 첫 멘토링 시간에 방송국에서 사용하는 촬영 장비인 드론. 로닌. 스테디캄 등의 특수장비로 촬영 시범을 보이며 학생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았고 저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호기심은 걸그룹이나 개그맨. 연예인 등 눈에 보이는 반짝이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래! “눈에 보이는 반짝이는 것들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이 느끼게 해야겠다”


세 번째 멘토링 시간 감사하기의 주제를 갖고 2013년 방송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심을 사고 후원을 받은 kbs 인간극장 “저 너머 봄이 오면" 안동의 다섯 공주 이야기를 시청하고 촬영 뒷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허름한 창고에 다 쓰러져가는 집에 살며 공부할 책상이 없는 5 공주, 그렇지만 꿈을 잃지 않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학생들은 감동한 듯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감사일기를 작성했습니다. 학생들의 감사 일기는 참으로 기특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감사일기 발표를 통해 서로를 인터뷰하기로 했습니다. 학생들은 인터뷰 촬영이 시작되면 조용히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자신의 이야기를 서로에게 말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서 학생들은 서로를 알게 되고 남의 말을 경청하는 방법들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감동적이었습니다. 학기를 마치고 선생님이 주신 문자에는 멘토링 수업을 들었던 아이들이 다른 주제 선택 시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교실에서 소외되었던 아이들이 영상을 만들고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인간극장을 시청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가족에게 감사 전화를 걸 수 있는 학생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저에게 마음속 편지를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 또한 여러분들을 통해서 희망을 갖고 제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습니다.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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