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왜? 다큐멘터리 인가 ?
다큐멘터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존 그리어슨 john Grierson은 다큐멘터리를 현실을 창조적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다큐멘터리와 다른 프로그램 들 예능. 홍보. 교육 프로그램 등의 장르들은 자기가 기록한 소재의 인간적인 가치를 묻지 않고 정보만을 제공한다. 어떤 소재나 장소에 가서 정보들만 주고 이것저것 촬영되어 있어서 특별한 이야기가 없는 촬영은 다큐멘터리라고 볼 수 없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감독이 소재나 대상에 대하여 조사. 분석이 충분하지 못하고 발견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여행과 관광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여행이 낯선 장소에서 풍경만 체험하는데 그치는 경우라면 우리는 그것을 여행이 아닌 관광이라 이야기한다. 여행에서나 다큐멘터리 안에서의 체험은 고객에게 단순히 정보만을 제공하지만 직접 감성으로 느끼는 경험은 사람에게 정서를 일으킨다. 다큐멘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하여 사람만이 가지는 고유한 감성을 공유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는 진지한 삶의 경험을 필요로 한다
다큐멘터리에서 창의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꼭 필요하다. 우선, 관계를 통해 사람들과 협동하여 이전부터 축적된 능력을 학습하고 익혀서 전문적인 단계에 이르러야 하고, 그다음은 그 대상이나 소재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없네!”라고 말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난 단지 호기심이 지독히 많을 뿐이야.” 다큐멘터리는 대상에 대하여 호기심을 가지고 기초를 다지면서 수많은 반복된 작업과 학습을 통해 좋은 프로그램을 탄생시킨다.
미술사학자인 에른스트 곰브리치( Ernst Gombrich )가 쓴 <서양미술사>에 피카소와 관련된 일화가 하나 나온다. 피카소가 열차를 타고 여행을 할 때 일어난 일인데요. 그는 기차에서 자신을 알아본 남자를 만납니다. 그 남자는 피카소가 유명한 화가인 줄 알고 있어서 다가와 말합니다. 왜 당신의 그림은 귀가 뒤로 가있고 코는 옆으로 가있는 그런 형이사학적인 그림을 그리는 건가요? 이 말을 들은 피카소는 잠시 생각하더니 그 사람에게 되물었습니다. 그럼 당신은 어떤 그림을 원하시나요? 남자는 즉시 지갑에서 아내 사진을 보여주며 대답합니다. 이런 것을 말합니다. 피카소는 사진을 받아 들고 당신의 아내는 매우 납작하군요.
피카소의 그림은 큐비즘의 그림으로 형이사학적인 모양을 합니다. 그러나 피카소가 사물을 보이는 대로 정확히 그리지 못해서 그렇게 그린 것은 아닙니다. 열다섯 살 때 그린 <첫 영성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는 처음에 다른 화가들처럼 사물을 정확히 묘사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피카소의 어린 시절 사물을 정확히 묘사하는 기본을 올바로 세우는 수련과정이 없었으면 지금의 피카소는 없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수련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깨달음을 얻지 못한 채. 창의성은 나올 수 없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의 창의력은 제작과정에서 기초와 기본을 다진 후에 나타납니다.
KBS “인간극장” 촬영에서 나는 어떻게 하면 출연자들의 인간적인 가치를 발견하여 표현해야 하는가를 고민한다. 그것은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연출하면서, 우리가 출연자들의 기쁨과 고통의 내면 깊숙한 삶을 들여다보고 무언가를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어떨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우리는 우리 자신을 올바로 세우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다큐멘터리에서 소재를 계속 촬영하면서 그 속에서 무엇인가 발견한 것이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그때 촬영의 방향과 내용이 달라진다. 또한 지속적인 촬영으로 문제의식은 더욱 분명히 되며 이것은 편집과 후반작업을 통해 더 좋은 전달력을 갖추게 된다.
다큐멘터리의 제작과정은 자주 극 영화와 비교된다. 이 둘의 차이는 시나리오가 어느 시점에 존재하느냐의 차이이다. 극 영화는 시나리오를 먼저 쓰고 그에 맞추어 배우들이 연기를 한다. 그러나 반대로 다큐멘터리는 실제 인물의 상황을 먼저 촬영하고 촬영 중에 발견된 독창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시나리오(구성안)를 쓴다.
다큐멘터리는 감독이 발견한 소재가 있다면 그 소재가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그 소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고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에 대한 자신만의 시선으로 소재를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뛰어난 다큐멘터리는 그들이 기록하는 대상의 표면적인 실체 외양만이 기록하지 않고 내면까지도 나타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소재와 대상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 과정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발생하게 된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그것을 영상으로 표현할 때 그것은 바로 당신의 메시지가 된다. 메시지 자체가 거창하고 많은 의미를 지니지 않아도 된다. 가장 평범한 작업, 집 앞에 보이는 풍경을 4계절을 줄곧 찍은 작품부터 여러 가지 자기 나름대로 말하려는 의미를 찾아보려는 노력 자체가 다큐멘터리의 과정이다.
다큐멘터리는 극 영화처럼 미리 원고를 쓰고 콘티를 짜서 배역을 정해 그대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그날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촬영장에 나가는 날보다 모르고 가는 날이 더 많다. 악역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점차 변하는 것도 보고 중요하지 않았던 인물이 돌연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나타나기도 한다. 현장은 수시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감독은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주제를 지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 우리는 촬영을 위한 첫 만남에서부터 촬영 과정 중에도 출연자와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사람과의 관계로, 다큐멘터리는 관계를 통한 기록이다. 영상 제작을 위해 만나는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프로그램의 성패가 결정된다. 연출자와 작가의 스텝들은 출연자와 신뢰 쌓기부터 인터뷰 질문과 요령. 감독과 촬영감독이 갖춰야 할 인격적인 소양을 갖추고 사람들과 협력해야 한다.
여기서 감독의 일은 공동의 노력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조화시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에서의 천재성이나 재능은 개인의 탁월함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려면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예술가 비디오 아트 백남준은 한국에서 만난 TV 설치 전문가 이 정성(42)씨를 만나면서 그의 예술 활동을 더 많은 사람에게 표현할 수 있었다. 곧 창의성은 공동작업을 통해 표현된다. 출연자를 섭외하는 과정에서의 ‘태도’와 카메라 뒤에서 협조하는 사람의 자세와 행동이 올바로 되어야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술 이전에 ‘태도’이다.
4. 다큐멘터리는 주관적인가? 객관적인가?
많은 사람은 다큐멘터리가 객관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메라가 정말로 현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당신이 카메라를 어느 위치에 놓을지 결정할 때 객관적인 카메라 위치가 있는가?
언제 카메라를 레코드시킬지 객관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가? 아니다!!
그것은 온전히 촬영감독의 자각과 이성에 달려 있다. 다큐멘터리 현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현장의 스텝들이 가치관에 따라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즉. 다큐멘터리는 주관적인 구성이다. 다큐멘터리 연출자는 자신이 선택한 소재를 명확히 하려는 욕망을 가지고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현장에서 촬영 여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구성 능력이 연출자와 촬영감독에게 필요하다. 다큐멘터리 연출자와 촬영감독은 개개인의 소양과 통찰력을 키우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야 한다.
앵글에 보이는 대로 피사체를 잇는 그대로 그린다는 그것을 재현 (representation) 이라 한다면 expression 표현 (expression)은. 촬영감독의 생각·구상·감정과 같은 요소들을 앵글과 프레임에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 질문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 발견은 나만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를 구성하고 그 과정에서 프로그램의 구성과 내용이 바뀌기도 한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사전 조사 단계에서 인터뷰 질문이나 촬영 중에 호기심을 가지고 하는 질문들이 프로그램의 성패를 결정한다. 좋은 질문은 호기심이 있어야 가능하다
다큐멘터리에서는 호기심과 관심이 생겨야 대상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고, 순차적으로 질문이 생긴다. 하지만 우리가 해온 그간의 교육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관심을 키우게 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성공을 위해 학력만을 강요하는 교육으로. 정해진 범위의 지식을 효과적으로 암기하고 이를 통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교육은 '타인과 유사한 정답을 도출하는' 사람들을 양성한다.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질문을 기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진정한 다큐멘터리는 사회적인 비판과 호기심을 가지고 하는 좋은 질문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기술과 지식으로 인간을 압도하고 심지어 정답을 내주는 시대가 다가왔다. 이제는 단순히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넘어서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질문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끌어 내고. 그 대답이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 행동이 다른 누군가에 영향을 미쳐서 그 영향이 가치를 창출해 낼 때 쓸모 있게 된다.
하늘을 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질문을 한 사람은 하늘을 날았다. 꺼지지 않는 촛불은 없을까? 하는 질문을 한 사람은 전구를 만들고. 걸으면서 음악을 들을 수 없을까 하나 사람은 워크맨을 만들고 PC를 항상 휴대하고 다닐 수 없을까 한 사람은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질문은 곧 행동으로 이어져 가치를 창출해 낸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했던 시간과 순간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노벨문학상의 소설가 한강, 그의 글은 완성까지 아무리 짧아도 1년 길게는 7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녀의 소설은 오랜 시간 질문 속에 머물고 그녀는 그것이 좋다고 한다. 질문에 들어가 머물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소설은 질문에서 시작하여 질문 속에서 완성된다. AI 시대 호기심과 질문이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할 것이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은 보람 있는 일이다. 다른 사람의 삶에 들어가 그들의 논쟁거리와 사생활에 개입하고. 새로운 세계를 본다. 또한 출연자의 삶을 내 삶에 투영시켜 내 삶을 현명하게 보내고 있는지 아닌지를 자문하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좋은 공부이다. 다큐멘터리는 돈이나 지위 권력이 없어도. 심지어 특별한 교육이나 스펙이 좋지 않아도 할 수 있다. 오직 용기와 정열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열정과 끈기만 있으면 좋은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다. 다큐멘터리 기획은 어떠한 외적. 내적 동기로 인해 시작되고 계속되는 끌림과 관심을 통해 나만의 발견이 프로그램의 독창성을 가지고 완성되어 간다.
휴먼 다큐멘터리의 제작 기간은 1년에서 3년 5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것은 인물과의 시간을 쌓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다큐멘터리의 성장만이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이들도 함께 자란다. 그렇다 다큐멘터리는 먼저 만드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충족시키는 창작자의 조건은 ”대상(출연자)에 대한 사랑과 깊은 관심“ 그리고 그것은 지속시키는 ‘시간’이다.
고갱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 과거.현재.미래에 대하여 의문을 가졌다. 그는 35세에 그림을 취미로 하다가 그림을 접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림에 대한 애정을 가졌다. 그리고 시간이 자나면서 그의 애정은 열정으로 변하게 된다. 30살 중반에 그림을 취미로 시작한 그는 취미가 애정으로 애정이 열정으로 바꾸며 세계적인 화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