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았다가 흩어지고 흩어지다 모아지고

흩어져 있는 나를 하나로 반죽하는 작업 중 #5

by 카메라타 rin


지난 시간의 '나'라는 존재는 잠시 내려놓고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선이 제대로 잘 연결되어있는

여러 개의 스위치가 필요했다.

뭐하나에 집중을 해서 무엇을

이뤄내려는 욕심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나를 잘 분리해서

발란스를 잘 유지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필요했다.

상황과 역할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성숙된 자세를 키워야 했다.

아이에게 한없이 모자란 엄마인 것 같아

큰 미안함이 있었던 시기였다.


삶의 태도나 인간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나가기 위해

나름 여러 가지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에너지를 어떻게 잘 나눠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했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너무 애쓰지 않아도

아이는 자연스럽게 커나갔다.


영원히 밀착되어 있을 것만 같았던

나와 아이의 거리가

조금씩 넓혀져가고 있었다.





불필요한 감정이 생겨나는 마음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밖으로 천천히 흘려보내는 훈련들이

매일매일 필요했다.


훈련을 거듭할수록 그 감정과 마주하는

나를 만나는 것이 점점 편해지는 듯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자연이 스스로 순환되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시간이 꽤 필요한 작업들이다.


이 발란스를 맞춰나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뭐라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게 되는 것 같다.


그 에너지는 또다시 나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고,

좋은 사람들과 경험을 통해 쌓아 가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나씩 하나씩 해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었다.


브런치에 처음 올렸던 글 #1에 잠깐 등장하는

대학시절 중요한 영감 창고였다고 소개한

'카메라타'가 소환되어 풀어내고자 했던

내 안의 창작욕구를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고,

지금까지 쌓아왔던 이 모든 것들이 발판이 되어서

'브런치'에 글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나는 전보다 조금은 더 단단해졌을까?


어떤 의미를 찾아 헤매는 것이

어쩌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이제는 그냥 흘러가 보기로 했다.


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한국 나이로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날.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기분 좋은 저녁식사를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