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 놓여진 노력의 잔해물

오랜시간 동안 하나 둘 씩 쌓여가는 나의 노력들

by 서령

내 책상 위, 낡은 서류철 하나가 놓여 있다.

겉은 세월에 닳아 푸석하지만,

그 안에는 나의 시간이 고스란히 묶여 있다.

한 장은 학교 시절의 흔적이다.

밤새워 채운 리포트의 글씨들이 삐뚤빼뚤 남아 있고,

어설픈 발표 자료 속에는 긴장하던 내 목소리가 숨어 있다.

또 다른 장은 자격증 문제지다.

빽빽한 메모와 지워진 흔적들은

불안과 성실이 뒤섞였던 시간을 말해준다.

그리고 구석에는 실패한 지원서 초안도 있다.

한때는 부끄러워 숨기고 싶었던 종이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소중하다.

그 실패가 있었기에 다시 써 내려간 용기가 있었고,

그 좌절이 있었기에 조금은 단단해질 수 있었으니까.

서류철은 그저 종이 몇 장을 묶어 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내가 쌓아온 흔적,

넘어졌다가 일어난 시간,

그리고 여전히 답을 찾고 있는 나의 과정이 담겨 있다.

나는 언젠가 이 서류철을 덮고,

새로운 서류철을 꺼내들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도 변하지 않을 사실은 하나다.

이 낡은 서류철 속에서,

나는 나의 삶을 증명하는 기록을 이미 써 내려가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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