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성 위에 선사랑

누구보다 아슬아슬 했던 내 마음

by 서령

연애라는 건, 늘 행복할 수만은 없다는 걸 안다. 설렘이 언제나 머물지 않는다는 것도, 사랑이란 감정은 때로 눈물과 함께 자라난다는 것도 오래전에 배웠다.

그런데도 이상하다.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사랑을 시작하고, 깨질 걸 알면서도 관계를 이어간다. 어쩌면 우리는 다들 사랑에 중독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기대하지 않겠다고 수없이 다짐하면서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 무심한 표정 하나에 마음이 일렁인다.

나는 내가 강한 사람인 줄 알았다.

상처 따위는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다고, 혼자서도 잘 견디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조용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날마다 버티는 게 당연해진 일상에서, 나는 자꾸만 금이 가는 유리성 같았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 웃고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은 이미 깨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랑은 때로 사람을 강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너무 쉽게 무너지게도 만든다.

누군가의 무심함에 하루가 무너지고, 작은 말 한마디에 밤새 뒤척이는 자신을 보면,

‘내가 왜 이렇게까지 약했나’ 자책하게 된다.

그러나 그 약함조차 사랑이라는 감정이 만들어낸 결과라면, 그 또한 내가 진심이었단 증거다.

버티는 사랑은 참 어렵다.

기대지 않고, 바라지 않고, 온전히 나를 지키는 사랑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사랑은 늘 누군가에게 기대는 일이 되고, 그 기대는 쉽게 실망으로 바뀌고 만다.

그래서일까. 사랑은 달콤한 만큼 아프고, 그리운 만큼 지치게 한다.

그런데도, 나는 또 사랑을 꿈꾼다.

깨지기 쉬운 유리성 위에서 조심스레 걷더라도,

그 위에 누군가와 나란히 서 있기를 바라게 된다.

부서질 위험을 감수하고도 사랑을 택하는 이유는,

그 순간의 따뜻함이 삶의 가장 찬란한 기억이 되기 때문이다.

사랑은 늘 상처를 동반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기억은 나를 사람답게 만든다.

그러니 아프다고 해서 사랑을 부정하지 않으려 한다.

유리성일지라도, 그 위에 함께한 순간이 아름다웠다면, 그 사랑은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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