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노래 14

- 배티

by 차거운

짚신 감발하고 조선 5도 127개 교우촌

11년 동안 돌고 또 돌며


사람이 무엇을 위해 사는지

왜 태어나고 죽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목마른 사람들에게

구원의 생수 한 바가지 떠주려고


괴나리봇짐 등에 메고

지팡이 하나 들고

장돌뱅이처럼

그렇게 길 위에서 살다가

길 위에 누워 세상을 벗어났으니


하느님 당신을 위한 역마살

멈출 수도 없고

이 짐 벗을 수도 없으니

심장이 뛰는 순간까지

달릴 뿐이외다


모든 성인의 통공과

하늘과 땅과 연옥의

모든 희망을 묶어

길에 뿌리며 한 걸음씩

내친김에 저 하늘까지 걸어가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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