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티
짚신 감발하고 조선 5도 127개 교우촌
11년 동안 돌고 또 돌며
사람이 무엇을 위해 사는지
왜 태어나고 죽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목마른 사람들에게
구원의 생수 한 바가지 떠주려고
괴나리봇짐 등에 메고
지팡이 하나 들고
장돌뱅이처럼
그렇게 길 위에서 살다가
길 위에 누워 세상을 벗어났으니
하느님 당신을 위한 역마살
멈출 수도 없고
이 짐 벗을 수도 없으니
심장이 뛰는 순간까지
달릴 뿐이외다
모든 성인의 통공과
하늘과 땅과 연옥의
모든 희망을 묶어
길에 뿌리며 한 걸음씩
내친김에 저 하늘까지 걸어가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