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신이 있어
곡식을 자라게 하고 풍흉을 좌우한다고
사람들은 믿었지
무언가를 믿고
간절히 바라고
노래하거나 춤추는 것은 좋은 일이다
아테네 만신전에는
이름 모를 신에게 바쳐진 신단이 있었다지
신들이 사람만큼 많았고 번성하던 날들
그런 믿음들
한 공기의 밥을 먹을 때
누군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
해우소에서
몇 시간 몫의 생리적 근심을 풀어버릴 때
편안해지는 그 느낌처럼
쌀을 담는 그릇
기장을 담는 그릇
보리를 담는 그릇
저마다 쓰임과 모양이 다르듯
삶의 노고와 근심과 비나리에는
끊이지 않는 희망이 담겨 있으니
믿는 대로 될지니 희망은 그 주인에게로 나아가리니
간절하게 그렇게 살아가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