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유릉에서

by 차거운

양주 금곡동에 있는 홍유릉에 가면

왕으로 즉위해서 황제로 승격되었다가

이왕으로 격하된 슬픈 운명의 무덤이 있네


정자각이 전각으로 바뀌었고

석물의 숫자가 늘었으니

그 핍박의 기억이 위로받을 수 있으려나


이곳에서는 은유적으로 말할 수 없으니

능참봉이라도 되어 여기를 지켜볼까


살 만한 세상

머물 만한 세상으로 만들어 가자고

조그만 손자의 손을 꼭 잡고 말없이 걷자


기억은 힘이 세다

IMG_5783.JPG


작가의 이전글허준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