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릉에서

by 차거운

구리 농수산물시장 근처

동구릉

태조의 건원릉 봉분 위에 억새

웃자란 머리처럼 바람에 산들산들

향수병에 돋아난 마음이려니와

자식들 싸움에 아비 억장 무너지니

군왕의 삶도 범인과 다를 바 없네

왕조의 시간 속에 역사가 있고

마지막 임금도 멀리 잠들지 않았으니

지나간 역사는 그대로 받을 일이다


저 푸른 소나무

삶은 폭풍 속에서도 지속되는 것

가을 햇살에 부끄럽지 않도록

그렇게 살아갈 일이다


역사 앞에서

죽은 이의 무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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