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책

by 차거운

한 권의 책

한 사람의 생

하나의 이야기


서가에 꽂힌 채 퉁퉁 불어 가는

책의 표정이 아득하다


녹슨 나무의 갈린 가죽 위에

누군가의 기억이 깃드는 밤


세상은 고요한 도서관

밖에는 바람 불고 비가 내려도

이 동굴은 아늑하다


이 밤이 지나 아침이 오면

상아를 찾아

돌도끼를 들고


우리는 사냥을 떠날 것이다

이야기의 매혹적인

숲으로 난 길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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