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로페의 사랑과 삶이
유럽이라는 대지에 묶여 있다
모든 존재는 자신의 서사를 갖고
모든 외로움과
모든 슬픔에도
이유가 있다
이탈리아의 지붕에 낙엽이 하나씩 둘씩
떨어지고 있다 젖은 낙엽과 안개
축축한 물담배와 같은 내음
헤세의 시를 생각한다
옅은 물방울이 만드는 물안개 산안개
사이로 아우렌조 미주리나 담페초
파소 자우 낯선 혹은 익숙한
대지를 걷는다 가을이 떠나간 연인처럼
아련하게 다가서고 있다
투명한 호숫물에 기억들이 헤엄치고 있다
밀라노 코르티나 올림픽이
한적한 거리를 기다림으로 채우고 있다
안갯속에 불쑥 드러나는 저 봉우리는
인수봉을 생각하게 한다
아름다운 날 환하게 빛나는 생의 제단에
불꽃이 타고 있다 일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