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당신이 하느님의 부름을 받고
세상의 순례를 마치고 떠났을 때
당신의 무덤 앞에 서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했었지요 그리고
오늘 당신의 무덤이요
안식처인 이곳에 서서
인생의 순례길을 생각합니다
지나가는 발걸음들
영원히 머물지 않는 길 위의 생
주름진 옷깃처럼 펴지지 않는 마음의 그늘
성년의 문을 통과하며
자비를 청합니다
질긴 자의식 질긴 집착들 훌훌
떨치고 가볍게 그렇게
당신처럼 살 수 있을까요
하루 또 하루 앞으로 한 걸음씩만
나아갈 수 있기를
가벼워지기를
두려움 없이 떠날 수 있기를
역병 같은 슬픔에서
우리를 위해 빌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