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의 무덤이 있는 세비야 성당에서
알 카사바를 지나
과달키비르 강변에 나가서 만난 황금의 탑에는
스페인의 황금시대에 대한 향수가 어리어 있어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아테네의 패권과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역사의 주인은 의지가 아니어서 천명이라고 하고
부르지 않아도 오는 것이 운명이라고 한다지만
인간의 욕망은 고요한 적이 없었지
황금과 몰약과 유향을 찾아 파도를 넘고
세상을 뒤집어엎으며 엘도라도를 찾아 헤매고 헤매며
인디언들에게 영혼이 있는지를 토론하고
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는 선문답처럼
자신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답을 찾지 않고
바깥으로만 휩쓸려 다니는 세월들이 있다
도전과 응전의 역사
영고성쇠의 쳇바퀴 속에
인간의 영혼은 어디로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저 망루 위의 성가퀴에서
시간의 흐름을 바라보면서
모든 것이 반복되는 것처럼
모든 것이 늘 새로운 것처럼
'윤궐집중'의 저 과녁을 향해
팽팽하게 당겨지는 마음의 활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