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트라행 기차를 타러 거리를 걷다가
노동하는 이들의 모습이 담긴 동상을 본다
통행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까
동대구역 앞의 볏단을 든 박정희 동상은 어떤 의미를 전달하려고 하는 걸까
노동하는 사람의 모습을 여기에 세운 사람의 의도는 또 무엇일까
모든 행위에는 의도가 있고
모든 형상에는 함의가 있으니
상상하는 것에 한계는 없으나
바라건대 그 상상력이 따뜻하고 미래지향적이기를
왜 노동은 항상 어두운 곳에서 질식하는지
컨베이어벨트에 끼이고 유독가스에 질식하고
심장을 부여잡고 계단에서 쓰러지고
크레인에 오르고 조그만 상자에 스스로를 가두고
소리 질러도 듣지 못하고
과자 한 봉지에 기소되는 수모를 겪어야 하는지
농자천하지대본이라 휘날리던 눈물 어린 농무와
우리는 한 가족이라는 입에 발린 공치사 속에
돌아오지 못하는 노동자가 한 해에 얼마라고 곱씹으면서
제삿날이 같은 집들이 많았던 태백의 광산촌을 기억하면서
광부였던 아버지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사람의 목숨값에 대해서 노동자의 흔적 없는 삶에 대해서
송경동 시인의 시집을 기억하면서
누구의 동상을 거리에 세울 것인가
그것이 우리 공동체성의 시금석임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