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선생, 4남매 대만 여행기(5)

- 2026년 3월 17일

by 차거운

오늘은 우리 가족이 서울로 돌아가는 날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집사람과 형수님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사람은 전철을 타고 선도사역으로 가서 푸항또우장이라는 음식점을 찾아갔다. 이곳은 두장 즉 대구 사람들이 잘 먹는 콩국으로 유명한 곳인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기다렸다가 콩국 세 그릇과 곁들여 먹는 빵과 같은 것을 사서 그 자리에서 먹고 포장한 빵은 들고 왔다. 이곳이 미슐렝 가이드에서 별점을 받은 곳이라고 하는데 대구 처가에 갈 때 먹거나 집에서 집사람이 콩을 갈아 만든 맛과 비교해서 딱히 더 나은 맛은 모르겠다. 유명한 이유가 나름대로 있겠지만 말이다. 두부는 갈아서 콩국으로 먹거나 두부를 만들어 먹거나 다 좋다. 취두부는 조금 익숙하지 않아서 내키지는 않거니와 아직 그 맛도 모르겠다. 숙소에 돌아와서 다른 식구들에게 포장한 콩국을 주고 먹어보라고 하니 익숙하지는 않지만 잘 먹는 것 같다. 우리 형님은 입이 좀 까다로워서 외국에 길게 나가서 생활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익숙한 맛과 음식에 충실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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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쯤 숙소 청소를 하고 열쇠를 식탁에 놓아두고 문을 잠그고 주인에게 연락한 뒤에 타이베이 국철 역에 도착해서 이정표를 보고 조심스레 찾아가서 공항철도 입구 옆의 인타운 체크인 장소에서 표를 발권하고 형님이랑 내 거랑 수하물로 캐리어 두 개를 부쳤다. 한국어로 설명과 안내가 화면에 나와서 아주 편하게 이용했다. 돌아다닐 때 거추장스러운 가방들을 한 곳에 몰아서 보관하고 다시 전철역 쪽으로 이동해서 어제 이용한 시먼 역을 지나 용산사역에 내려 둘러보고 근처의 음식점을 찾았으나 적절한 곳을 찾지 못해 타이베이 역으로 와서 식당을 찾아보기로 했다. 밖으로 나와서 YMCA 건물 안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니 꽤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점심 식사 메뉴로 하기로 하고 들어가서 원하는 음식을 시켰는데 우리가 먹은 음식 중에서 비용이 가장 많이 나온 한 끼였다. 남은 현금을 다 쓰려고 계산을 현금과 카드를 섞어서 알뜰하게 동전 몇 개만 남기도 사용했다. 식사를 계산한 후에 더 지출할 일이 없을 것 같아서 계산해 보니 처음 준비한 비용이 1인당 5만 원가량 남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아쉬움은 다소 있겠지만 나름대로 몇 달간 준비해서 실행한 여행이 모두에게 의미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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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국철 역에서 공항철도 급행을 타고 도원공항 1 터미널에 도착한 뒤에 이제는 여유가 있는 표정으로 출국 수속을 밟고 검색을 마친 후 탑승 게이트가 한 번 바뀐 사실을 알게 되어 옮긴 후 선물 등을 조금 사고 기다리다가 비행기에 탑승했다. 오후 3시 50분 비행기라서 인천에 7시 15분 정도에 도착했다. 중화항공은 대만 국적항공사라 우리나라의 저가 항공사와는 달리 2시간 30분 정도의 비행시간에 기내식을 1회 제공한다. 그리고 비행기가 꽤 크고 좌석이 여유롭다. 3-4-3의 좌석 배열을 가지고 있다. 다만 비행기가 최신형은 아니라는 것을 모니터를 보면 알 수가 있다. 작년에 마드리드에서 홍콩을 거쳐 올 때 탔던 캐세이 항공사의 비행기는 아주 새 비행기여서 시설이 좋았다는 기억이 남는다. 직선으로 동지나해를 올라오면 제주 성산봉을 좌측으로 끼고 국내선과 비슷한 항로로 인천공항 2 터미널을 향해 비행하는 것을 항공기 운항 안내 화면으로 확인할 수가 있다. 공항에 도착해서 조금 늦게 수하물을 찾고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내려서 다시 택시를 타고 집 앞까지 도착했다. 짐이 있으니 그렇게 하는 것이 마님을 위해 좋은 일이다. 그래야 내가 편하게 살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상으로 나의 대만 첫 방문기를 마무리하자. 어딘들 첫 방문이 아닌 곳이 있겠는가마는 이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일정을 상반기에 마무리하면 앞으로는 당분간 조용히 지내도록 해야겠다. 내 마음속의 역마살이 다시 도질 때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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