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노래 12

- 성거산

by 차거운

천안 성거산 중에 꼭꼭 숨어 있는 줄무덤 앞에 서서

이젠 죽음의 얼굴을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삶과 죽음이 자웅동체라는 점을

머리로만 알고 있는

보이는 것만 믿으려는 이 타성을

넘어서야 한다 빛은 어둠을 딛고 빛나는 법

수많은 죽음은 역설의 장미들인걸

언제쯤 깨닫게 될 것인가 정녕

우리는 알게 될 것인가


뿌릴 때와 거둘 때

사랑할 때와 죽을 때

용서할 때와 분노할 때

가야 할 때와 멈춰야 할 때를


산 넘어가면 천안 독립기념관이 멀지 않은

이 성거산은 죽음이 삶을 구원한

영혼들의 안식처이니

모든 죽음에는 이유가 있고

모든 삶에도 이유가 있다


그러니 돌아서서 가거들랑

뜨겁게 사랑하며 살라

두려움 없이 죽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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