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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Dec 13. 2020

놀람, 스포, 청소년 주의 영화 4편

4편의 담배 영화- 콜, 버닝, 무뢰한, 소공녀


2020년 11월 30일에 영화를 내리 세 편을 연속으로 보고, 그 후 <소공녀>를 봤다. 총 네 편의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들이 담배를 뻐끔뻐끔 피운다.


먼저, 놀람 주의 영화 <콜>은 11월 30일 넷플릭스에만 공개를 했다. 오늘 글을 옮기면서 다시 예고편을 눌렀다가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너무 무섭다. 박신혜도 연기력이 좋고 잘 하지만 전종서에 여러 번 놀란다. 이런 괴물이 있나. 연기력도 괴물, 영화에서도 괴물이다. 언제 불쑥 나올지 몰라서 심장이 쫄아들 뻔했다.


전종서라는 배우가 강렬하게 남는 영화다. 불량하면서 사이코패스적이며, 광기 어린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부분이라든지 불량한 그녀의 정신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가 왜 청불이 아닌지 의아스럽다. 어떤 이는 왜 12세 이상이 아니냐 하는 의견이 있으니, 내가 좀 지나친 평가를 하는 것 일까. 개인적 의견으로 생명을 경시하는 행동들, 그리고 담배를 피워대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에게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영화의 배경 상황 설정, 주인공이 정신적인 분열을 하게 되는 과정 등이 매우 흥미롭고 박진감 넘친다. 그러나 역시 불편하고 소름 끼친다. 나는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https://youtu.be/ZY7IO-eP4uM


전종서 연기에 놀라서 그녀의 다른 작품을 살펴본다.


두 번째 소개할 영화는  스포 주의 <버닝>이다. 청불 영화다.


유아인과 전종서 그리고 이창동 감독이라니, 믿고 보는 영화겠지 싶었다. 왜 청불인가. 비닐하우스를 불태우고, 대마초를 피우는 등. 당연히 청불이 되어야 한다.

https://youtu.be/REq4pkW24OA

그러나 전종서라는 배우는 역시 남다르다. 유아인 역시 믿음을 배반하지 않는다. 남주인 종수가 소설가인 점이 흥미롭다. 여주인 해미는 여행을 꿈꾼다. 하루 한번 햇볕이 드는 해미의 방에서 종수는 멀리 남산을 보며 자위를 한다. 나신의 해미가 춤추는 모습도 기이하게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다. 완벽히 그 역을 소화한 두 주인공에게 박수를 보낸다.


부유한 해미의 남자 친구가 대마초를 뻐끔거리고 그것을 함께 나눠 피는 모습이 나온다. 어느 나라는 그게 불법이 아니라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다. 영화는 모든 불법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는 상황들을 보여준다. 작은 행위는 고양이를 룸에서 키우는 것이다.


사실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게 하는 것 때문에 이사를 갈 때마다 주인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 나의 딸들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불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하튼 고양이를 맡기고 아프리카로 떠난 해미, 떠나기 전 뜨거운 관계를 갖기 때문에 종수는 해미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해미는 이상하고 부유한 한 남자를 종수에게 소개한다. 어느 밤 종수에게 해미의 남자 친구는 자신의 취미인 비닐하우스 불태우기, 버닝을 말한다.


사라진 해미를 찾는 종수의 모습, 비닐하우스를 불태우는 과정. 영화 해석은 다소 어렵다. 마지막에 무엇을 태운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관객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다. 그날 밤, 해미는 자신을 속박하던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까? 그래서 버닝인가?  아니면 죽임을 당한 것일까? 검색해 보니, 관객들도 다들 비슷한 감정인 듯하다. 버닝의 의미를 여러 번 생각하게 한다. 유튜브에 다양한 의견이 재밌게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어렵지만 흐르는 물처럼 그들의 의식을 따라 본다면 재밌다.


11월 30일 마지막 하나는 조금 가벼운 것을 보려 했는데, 믿고 보는 배우 전도연이 있어 <무뢰한>을 선택했다. 역시 청불이다.


전도연이라는 배우는 어떤 역을 맡아도 완벽하다. 영화 <밀양>에서는 아이 잃은 부모의 가슴앓이, 무너지는 절망과 절규를 잘 보여준다. <무뢰한>에서는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 남자를 항상 잘못 선택하는 삶을 아주 잘 그리고 있다. 남자 배우 김남길도 믿고 보는 배우이기에 볼 만한 영화다. 경찰이 범죄자를 사랑하게 되는 영화라고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추천할 영화다. 잘못된 남자를 선택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는 여인의 삶이다. 저렇게 살면 안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뢰한> 메인 예고편
출처: 네이버 TV
 http://naver.me/5baBP6XY

영화는 재밌지만 역시 어둡다. 에잇, 좀 따뜻하고 쉬운 영화 좀 볼 것을...... 잠들기 전에 너무 무겁고 어둡다. 꿈에 나올 것 같다.


그 후 15세 관람가 <소공녀>를 봤다. 여주인공 이솜과 남주인공 안재홍의 연기가 좋았다. 원래 안재홍의 연기를 평상시에 응원하고 있었기에, 얼른 클릭했다.

https://youtu.be/Cyiuc2IVhyU


동화책과 제목이 같아서 동화 느낌 일 줄 알았다. 영화를 본 후 동화책을 다시 훑어봤다. 내가 어린 시절에 읽은 동화책의 기억은 가난하고 험난해도 품위를 잃지 않는 세라의 모습이었고, 나중에 다시 부유한 아이가 되었을 때는 황홀한 느낌까지 경험했다. 지금 생각하면 착하게 주어진 삶을 살면, 어디선가 갑부 친척이 등장하여 상을 받는다는 식 허상을 심어주는 동화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만약 지금 내 아이가 어리다면 동화책  <소공녀>를 읽히고 싶은지 질문한다면 '아니요, no'라고 대답하고 싶다.


영화 <소공녀>에서 여주인공 미소 역시 자신의 취향을 지킨다. 담배 한 모금, 위스키 한잔 그리고 남자 친구 이 세가 지민 있으면 살아갈 이유가 충분하다.


그러니 매일 담배를 피운다. 청소를 해서 번 돈으로 담배와 위스키를 마신다든지 또는 그것을 위해서 월세방을 내놓게 되는 것을 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역시 나도 나이 든 세대인가 싶다. 이를 소확행이라 주장한다면 할 말은 없다. 영화 리뷰를 보면 많은 이들이 미소를 응원한다. 나 역시 미소가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요, 인생의 맛을 아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주어진 현실을 직시하자면 그건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으니 그렇구나 그런 사람도 있겠구나 생각해본다. 요즘 15세의 의미는 성인이 다 되었다는 뜻인가 보다. 15세 이상이라니...... 내용면에서 청소년에게 그렇게 권하고 싶지 않다.


마지막에 자유롭게 한강에 텐트를 치고 사는 미소를 보면서 겨울에는 찜질방으로 간다는 것인지 영 찜찜한 기분으로 영화를 마쳤다.


네 편의 영화를 보면서 우리나라 영화의 여주인공들은 담배를 원래 피우지 못하는 경우, 참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생각하는 근래 최고의 영화인 <기생충>의 경우,  여주인공의 담배 씬이 기가 막힌 장면이기는 하다. 그러나 배우가 본래 담배를 피운다면 괜찮겠지만 연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피워야 한다면 그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멀리서도 담배 냄새만 나면, 그 냄새를 알아채고 코를 막는 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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