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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Oct 30. 2020

The Secrets of a Fire King

<불의 제왕의 비밀>번역 작업에 대해서

http://m.yes24.com/Goods/Detail/2436379

오래전, 킴 에드워즈의 단편집 <불의 제왕의 비밀 >  The Secrets of a Fire King 중 몇 편을 번역했다.


번역은 독자에게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인식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재미있었다. 소설의 내용이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가 감동적이다.  모두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이다. 가능하다면, 영어 소설로 읽어보기를 권한다. 번역본이 없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세편을 번역을 해서 적어도 주변 사람에게 소개해 봤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까다로운 국문학을 하는 지인이 참 좋다고 말해서 더 힘이 났다. 출판사를 찾아서 번역서를 내 볼까 생각도 했는데, 그게 쉽지 않아 우선 접었다.


<불의 제왕의 비밀>은 자신이 속한 사회 안에서 자아를 찾고자 하는 열망을 꾸준히 보여준다. 소설에서 나타난 특징을 두 가지로 집약해 본다.


첫째, '이름'이라는 것의 특성에 대해서 논하게 된다. 이름은 내가 짓는 것이 아니고, 태어나는 순간 이미 정해져 있거나, 나를 돌보게 되는 누군가에 의해서 명명된다. 나는 어떠한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고 이는 곧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아정체성의 상징이 된다. 자아를 찾아가는 '이슐라이니'라는 여자의 일생을 그리는 첫 화부터 '이름'이 지니는 운명에 맞서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둘째, 가족, 사회, 그 안에서 나라는 존재는 '유전적 요인을 물려받아 그들의 운명대로 살게 될 것인가'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버지가 정신질환을 앓는 소녀가 자신도 유전이 될까 불안해하면서 방황하는 모습을 다룬 내용의 단편이 있다. 자칫 심각하고 우울하게 내용이 진행될 듯 하지만 작가 특유의 재치로 잘 풀어낸다.


결론으로 말하자면, 소설은 운명에 맞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다양한 형태의 인생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단편집이라 할 수 있다.


영어 소설을 소개하고 싶은데, 어찌해야 할지 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내내 망설이다가 우선 브런치에 단편집의 내용 중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소개하게 될 첫 편은 <봄, 산, 바다>다.


미국 남자와 결혼해서 미국에 살게 되는 '문'이라는 이름의 여자 이야기다. 롭은 한국전쟁으로 절벽 아래로 바다가 펼쳐지는 어떤 마을에 배치된다. 그는 그 마을의 문이라는 이름의 아가씨와 결혼하게 된다. 둘은 전쟁이 끝나자 롭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소설은 그 지점부터 시작한다. 가족의 문화가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의 어려운 삶을 예고하듯이, 집으로 가는 첫 장면에서부터 폭설을 맞으며 가고 있다.


알아본 바로 현존하는 작가의 책을 번역해 세상에 내놓는 일은 출판사를 통해서 작가와 협의 이후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번역본 한 편의 발행을 취소했다. 언젠가 내가 번역한 책이 출판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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