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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Dec 23. 2020

127시간, 금요일 밤 추천영화

그에겐 긴 시간, 우리에겐 짧은 시간

금요일 밤, 그대라면? <127시간>의 아론처럼 짐을 꾸려 여행을 떠날까?

나의 경우, 치맥과 영화를 선택한다. 우선 편히 쉬면서 영화로 여행과 모험을 대신 경험한다. 휴일 전야에 강추 영화를 소개한다. 연기력, 음악, 영상미 모두 만족스럽다. 연출이 좋았다는 이야기다.

영국 BBC 방송국 프로듀서의 경력을 지닌 대니 보일 감독과 제임스 프랭코(아론 랠스톤 역)가 만나서 한 편의 거대한 시간싸움을 벌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는 것이 흥미롭다. 인생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는 것이 입증되는 순간이다.

평소 어머니의 전화에 응답하지 않고 지내던 아론, 주말이면 여행을 떠난다. 엄마가 걱정하니 연락 좀 드리라는 여동생의 응답기 메시지를 들으며 여행 준비를 한다. 그러나 역시 오늘도 아론은 듣는 둥, 마는 둥이다. 신이 나서 차로 캐니언 랜드를 질주한다. 금요일 저녁, 이 한마디면 어떤 기분일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Hey, It's Friday night. Just me, the music, and the night! love it."

(야호, 오늘은 금요일 밤. 2003년 4월 25일. 국립공원 캐니언랜드를 달리고 있지. 나, 음악, 그리고 어두운 밤 그게 전부야. 기분 죽인다!)

이제, 산악자전거로 바꿔 타고 하루를 달린다. 그러다가 공중에서 붕~뜨며 낙하한다. 이 대목에서 뭔가 사단이 날줄 알았으나 그것은 복선이었다.


이후 블루 존 캐년으로 가던 중 크리스티와 매건을 만난다. 두 여인은 가던 길을 멈추고, 아론과 함께 좁고 위험스러운 계곡길로 가게 된다.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조심조심 가던 중 아론이 좁은 틈 밑으로 소리치며 사라진다.

풍덩

일부러 좁은 계곡 사이로 안내하여 동굴 호수에 빠진 것이다. 걱정도 잠시 두 여인도 수영을 즐기게 된다. 시종일관 자신만만한 아론이다. 두 여인은 그런 매력적인 모습에 아론에게 반하게 된다. 다음 날 파티에 초대하면서 자신의 길을 가는 두 사람과 작별한 뒤, 아론은 홀로 수직 절벽을 향해 나아간다. 셋이 들린 환상의 동굴 호수는 그야말로 유토피아의 한 장소 같다. 물론 다시 밝은 곳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유토피아다.


아론은 기고만장하게 계곡 사이를 질주한다. 그러다가 그만 사고가 일어난다.  엄청난 무게의 돌에 오른팔이  끼여 버리게 된다. 사막의 계곡, 커다란 돌과 바위 사이에 끼어서, 그는 오도 가도 못한  빠져나올 수가 없게 된다. 그에게 남은 것은 고작 

음악 헤드셋, 물 300ml~400ml, 후레시, 시계, 음식 고작 한 끼 분 정도, 로프, 그리고 날이 무딘 중국제 칼 한 자루뿐.

그에겐 긴 시간이었을 127시간은 관객에겐 참으로 짧게 느껴진다. 그가 매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으며, 최선의 노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팔이 아프다 못해 피가 통하지 않아, 온몸이 마비되고 있는 지경이다. 아론은 죽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영상 메시지로 녹화하기 시작한다. 웃음을 잃지 않는 아론의 무한 긍정적 태도가 인상적이다.


그가 살아남게 될지, 산다면 어떻게 살아남을지 정말 궁금하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가 아론 랠스톤을 검색하면서 봤다. 그런데 결말을 알고 봐도 매 순간 손을 꼭 쥐게 된다. "그래, 어서 힘내. 조금만. 아악! "하고 소리치면서 보게 되는 영화다.


무엇보다 제임스 프랭코의 연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영화 내내 거의 혼자 이야기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대 그를 보는 것이 지루하지 않다. 무엇보다 연기력이 뛰어나고, 과거의 시간으로 또는 먹고 싶은 음식들로 관객의 눈을 자극한다.


만약 당신이 어디를 가려거든, 반드시 장소를 알려라. 그리고 부모님 또는 가까운 사람에게 오늘 지금 당장, 말하는 시간을 놓치면 후회한다. 아론 랠스톤이 관객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만약 비극을 맞이했을 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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