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씨Luce Dec 18. 2020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이유

트와일라잇 시리즈

넷플릭스에서 주로 보는 것들의 순위는?

(순전히 나의 주관적인 순위다)


첫째, 책이 영화화된 경우

둘째, 장르(외국영화는 장르를 먼저 보고, 놓친 재밌는 한국 드라마의 경우는 시리즈 전체 몰아보기)

셋째, 넷플릭스에 뜬 순위

넷째, 배우, 감독, 시대적 배경 또는 영상미와 배경음악

다섯째, 영어 공부 (영어가 지나치게 전문용어가 많은 경우 두 번 보거나 다음으로 미룬다. 한국 드라마는 영어 서브타이틀이 있는 경우 본 후, 미국 친구에게 소개한다)


오늘은 책이 영화화된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이야기해 보기로 한다.

'책을 읽었는데, 영화를 뭐하러 봐'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책을 영화로 만든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책을 좋아하니 영화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어떤 창작물이 나왔는지 보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나는 책이 영화화된 경우 찾아서 보는 편이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트와일라잇 - 뉴문- 브레이킹 던- 이클립스 순이다.


아파트에는 TV가 있어 가끔 엉덩이 붙이고 앉아 큰 화면으로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 평소에 아이패드나 조그만 핸드폰으로 모든 것을 본다. 요즘 세상에는 제시간에 앉아서 TV를 보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세 가지를 모두 이용하고 있다. 각자 나름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은 영어 자막이 있다는 것이다.  영어 공부가 용이하다. 영어 공부도 할 겸 구미가 당기는 영화를 찾아보기로 한다.


트와일라잇이 영화화되기 전, 책으로 먼저 만났다. 원서로 첫 권을 읽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는데도 날을 꼴딱 새서 읽었다. 어휘가 어렵지 않아 고등학생 정도면 읽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한 권을 읽고 난 후, 다음 책이 너무 궁금한데, 뉴문이 한국에 발행되지 않았다. 마침 원어 오디오 녹음파일을 구할 수 있어서 저녁마다 들었다. 역시 밤에 읽고 들어야 제 맛인 소설이다. 마치 여고시절 밤을 지새우면서 읽은 하이틴 로맨스가 떠 오르는 소설이었다. 오디오 파일로 모두 들은 후 책이 나왔다. 책을 사서 모두 읽었다. 여고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그 후 영화가 상영되었다. 영화를 보지도 않았는데,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평이 쏟아졌다. 이런 것을 두고 '스포 당했다'라고 한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이 영화는 어쩌네 저쩌네 하는 말이 많았던 시리즈였다. 그래서 보지 않았다. 엊그제 책장을 돌아보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발견한 후 영화를 한번 볼까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은 후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궁금했다.

그럼 한번 볼까? 원어 서브타이틀로?

그리하여 네 개의 시리즈를 모두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첫 번째로 든 생각은 나의 육신은 나이가 들었지만 마음은 아직도 여고시절 같다는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틴에이저다. 그런데 너무 로맨틱해서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다. 어떤 여자라도 에드워드 같은 뱀파이어라면 사랑에 빠질 것이란 생각이다. 콜린가의 뱀파이어들은 캐릭터들이 모두 사랑스럽다. 재스퍼와 제임스 같은 악 자체의 화신들은 어디에나 나오고 존재 자체로 위협이 된다. 또한 그들이 있기에 긴장이 고조된다. 내용을 알고 보는데도 손에 땀이 쥐어진다.


여러 시리즈 중 첫 번째가 가장 스펙터클 하지만 나머지도 흥미진진하다. 신기한 것은 영어 공부 안 한지 오래되었지만 잘 들리고 재밌다는 것이다. 역시 그리 어렵지 않은 어휘다. 전반적으로 구조가 짜임새 있다. 캐릭터들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잘 소화하고 있다. 판타지 로맨틱 스릴러라고 볼 수 있겠다.


왜 영화를 보지 않았었는지 후회가 될 지경이다. 이제라도 재밌게 봤으니 만족스럽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초반부터 시작된다. 애드워드는 독심술이 있는데, 벨라의 마음만은 읽지 못해서 괴로워한다. 흔히 사랑에 빠지면 상대의 마음을 알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과 너무나 유사하다.


그런데 문학 비평을 배우기 전이었다면 그저 환상적이고 낭만적이며, 스펙터클하고 드마마 틱 하다라고만 평하고 말았을 것이다.


비판적 시각으로 보자면, 유색인종에 관한 차별이 있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 먼저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달리 하얗다. 백설공주가 생각나는 이미지다. 삼각관계 구도에서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와 제이콥(테일러 로트너)은 벨라를 사이에 두고 다툰다. 그러나 에드워드와 벨라는 첫눈에 반한다. 제이콥은 인디언의 피를 물려받은 늑대인간으로 변해 인간과 자연을 지킨다.  늑대가 한번 사랑에 빠지면 일편단심이라고 하듯, 제이콥은 지극정성으로 벨라만 바라본다. 하지만 그 사랑을 이루지는 못한다. 흔한 삼각구도지만, 막강한 재력과 명석한 두뇌 그리고 잘생긴 외모를 지니고 거기에 벨라 하나만을 사랑하는 이는 다름 아닌 백인 에드워드다. 종착역은 하얗고, 부유하고, 힘 있고, 잘생긴 남자라는 점이 참 씁쓸하다.


그러나 이런 비판적 시각을 가질 것도 없이, 영화는 스릴만점이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 꼭 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죽음의 수용소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