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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Dec 15. 2020

죽음의 수용소에서

노숙자 된 장애 아들 기사를 접하고

빅터 프랭클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겪은 작가의 체험 수기다. 작가는 인간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다 해도, 희망과 사랑이 있다면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어제 장애 아들과 고독사 엄마의 사연이 방송되었다. 죽은 엄마의 시신을 거두기 힘들었고 노숙자가 된 그는 사연을 적은 모금함을 옆에 두고 길가에 쭈그려 앉아 있었다는 내용이다. 어제도 나는 글을 쓰고 있었다. 시국이 이 난리 속인데 말이다. 먹을 것, 책 이야기 등을 쓰는 것보다 주변을 한번 더 돌아보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스스로 부끄럽고 염치가 없다.


https://news.v.daum.net/v/20201214203110256?f=m


코로나가 3단계까지 올라간다는 생각을 하면, 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걱정스럽다. 오늘 아침 김제 한 병원에서 62명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태풍과 같은 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부가 고심하여 3단계를 전국적으로 시행할지에 우리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을 잣대로 전체 소도시를 똑같이 3단계를 시행하는 것을 비판하는 기사를 접했다. 무조건 정부 탓이다. 물론 내 취향의 신문사는 아니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모두 고민이기 때문에 쉽게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것이다. 심각한 지역의 사람이 덜 심각한 곳에 가서 버젓이 호텔을 휘젓고 다닌 예만 해도 그렇다. 결국 이동으로 인해 감염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그러니 전부 같이 적용을 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어려운 일이다. 그리된다면, 또 다른 피해자들이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매일 문자가 오고 있는 상황에서 걱정이 많아진다.


다만, 그전에 제발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 바랄 뿐이다.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다른 때보다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큰딸은 코로나 3단계가 되어도 재택근무가 불가능하다. 기밀에 관련된 업무를 하기 때문이다. 딸아이는 최근 이석증까지 생겨서 쉬어야 하는데, 쉬지도 못하고 출근한다.

음식점들에 아무도 없고 사장님들 앉아서 턱 괴고 티브이만 보고 있는데,
 너무 맘 아프다. ㅠㅠ

밤 9시 40분에 퇴근한다면서 딸로부터 문자가 왔다. 모두들 거리두기로 인해 앞만 보고 정신없이 집으로 향한다. 그런 상황에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말을 건 사회복지사님께 진정 감사드린다. 갑자기 성냥팔이 소녀가 떠 오른다. 성냥 하나만 사 주라고 외쳐도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던 그 동화와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사회복지사님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또 모두 죄인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사실 나는 이 기사를 오늘 아침에야 보게 되었다. 어젯밤에 2시간가량 유튜브가 먹통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것도 몰랐다. 그 시각 조두순 관련 뉴스로 사방팔방 난리라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뉴스를 꺼 버렸기 때문이다. 그 당시 판사의 결정을 전혀 이해 못하는 한 사람이다. 코로나로 우울한 마음에 걱정만 더 많아졌다.


암울한 상황을 지켜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힘든 이야기만 하면 인생이 우울해진다. 그래서 또 맛있게 먹고살 궁리를 하고,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희망을 전하는  빅터 프랭클이 바로 그렇다.


갇힌 생활 속에서 최선의 방책을, 묘안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글을 쓰고 소통을 한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몸이 불편한 이들을 생각한다. 인간 극장 레전드 중,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앓았던 이가 화제다. 그녀가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노라면 진한 감동이 밀려온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어 아름다운 세상이다. 남의 어려움을 모른 채 하지 않아 고마운 세상이다. 눈이 보이는 데도 학생들 이름을 제대로 기억 못 하는 자신이 부끄럽다. 특히 아래 영상은 현직 교사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이가 얼마나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영상을 꼭 보기 바란다. 우리 학생과 눈 한번 마주하는 소중함을 느낀다.


https://youtu.be/odrgOy3Um0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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