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씨Luce Dec 29. 2020

상관편백숲길에서

안녕, 2020 (100번째 글)

가까운 곳이라서 한번 가고, 좋아서 두 번 갔다. 숨 쉬러 세 번 가니 이제 습관이 되었다. 언제나 상관 편백나무 숲은 기대 이상이며, 겨울이 되어도 아름답다.

가을까지만 해도 공사하던 입구의 도로가 말끔해졌다.  

등산로와 산책로가 나뉘어져 있다.

왼편의 편백 숲 가는 등산로와 직진 코스. 편한 산책로로 나뉜다. 그저 길 따라 쭉 걸으면 산책로로 이어진다.

들어가는 입구의 집들도 예쁘다.

오늘은 그나마 사람들 모습을 조금 볼 수 있었다.

길 위에 살짝 눈이 내려앉아있다.

감국이 여태 화려하면서 은은하게 피어있다.

멀리 보이는 산 위로 햇님이 등장하셨음을 알린다.

나무에 노란 바람개비가 보인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나무에 대못을 박아 바람개비를 고정시켰다. 이게 지금 제정신인가. 내 마음이 아프다.

불편한 마음을 추스르고 오르니 눈이 좀 더 쌓여있다.

또 좀 더 오르니 양지바른 곳이 듬성듬성 보인다.

이 탑 길은 내려가는 길이다. 돌탑이 많은 곳이다.

동편으로 햇살이 빛난다. 이른 아침 산에 오르다 보면 위에 다다랐을 때 이렇게 나무 사이로 햇살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편백숲 쉼터가 크게 형성되어 있다.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 크고 작은 나무 평상에서 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곳은 힐링 장소로 유명하다.

상관 편백나무 숲은 최종병기 활이라는 영화의 촬영지로 알려졌다.

아저씨들끼리 라면을 드시는 모습이다. 정자에서 오른쪽으로 상관 리조트 가는 길을 따라 더 올라간다.

눈을 처음으로 만져봤다. 길을 내주려고 나무는 자신의 몸을 내어 줬다. 나무 등걸이에 눈이 쌓여있다.

안녕, 2020

혼자 중얼거린다. 걷다 보니, 동물의 발자국만 보인다.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이제 내리막이 나온다. 조금 아래로 내려가니 밝은 곳으로 활엽수가 많아 마른 낙엽이 두텁게 쌓여있다.

쭉~ 철퍼덕! 미끄러지고 말았다.

엎어진 김에 쉬어가란 말처럼 아예 누워서 하늘을 본다. 지팡이 하나 발견해서 의지해 걷기 시작한다.

그렇다. 나 혼자 온 것이 아니기에 사람 적은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다 내려와 쓸모없어진 나무 지팡이를 두려고 보니 여러 개가 모여있다.

유스호스텔 뒤쪽 뜰로 연결된다. 갑작스럽게 만난 미끄러운 낙엽길 때문에 놀란 등산객들이 꽤 있었나 보다. 나무 지팡이에 의지해서 내려온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2020년도 이제 겨우 이틀하고 한 시간 반 정도 남았습니다.  올 한 해 8월부터 시작한 브런치는 저의 삶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오늘 100번째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원래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브런치 시작 후 거의 매일같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것 같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만난 따뜻한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반가웠습니다.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눈이 내렸습니다. 내일 출근길 걱정을 미루고 잠시 설레어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뒷동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