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씨Luce Dec 25. 2020

뒷동산

날이 좋아

크리스마스다. 그러나 '햇살이 따뜻한 봄날' 같다.


공방의 화분 위, 어젯밤 아무도 모르게 살짝 눈이 내렸나 보다.

송천동 벚꽃길 위로 산책길(생태도로)을 냈다. 아직도 공사가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산책에 나선다.

길을 따라 올라간다. 오른쪽 굴다리 위로 연결된 산책길은 전북대학교와 덕진공원으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 전북대학교, 왼쪽 동물원 가는길

본시 이 숲은 새들의 보금자리다. 주민들은 새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환경지킴이들은 새들을 보호하느라 바쁜 그런 뒷동산이다. 겨울이라 새들은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났다. 깃털만 남기고.

새들이 떠난 자리에 잔디인지 모를 푸른 풀들이 봄철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무에 서서 위를 올려본다. 와!

단풍나무 숲길로 이어진다. 아름다운 시절을 뒤로하고 훌훌 털어낸 벗은 나무들의 자태다. 한 시절 그들이 얼마나 휘황찬란했을지 이해가 된다.

뒤돌아 오는 길에 언덕에서 보이는 빈타이 커피숍이다. 산타가 담을 넘는 모습은 여기저기 카페에서 보인다. 빈타이는 단독주택을 멋지게 리모델링해서 힙한 카페다.

햇살 좋은 아침 가벼운 산책을 끝낸다. 전북의 도립공원을 모두 막는다고 문자가 왔다. 그러자 위봉사고 어디고 도립공원이 아닌 산에 사람으로 가득 붐빈다고 한다. 그런 숨 막히는 소식에도 나는 아무도 없는 곳에 다녀와 기분이 좋아진다.


돌아와 부친 봄동. 간장소스 만들어서 먹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양 방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