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하늘을 찾아서
블루라는 영단어에는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의 의미가 있다. 코로나 19 발생 이후 '코로나 블루'란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블루는 '파랑'이란 다른 본연의 뜻이 있다. 파랑은 하늘빛을 포함한다. 실컷 하늘을 보고 싶으면 바다에 간다. 그곳의 블루 하늘을 보면서 코로나 블루를 이겨낸다.
아시다시피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 19와 블루(blue, 우울한)의 조합어다. 만약, 겨울 어느 날 어두운 하늘만큼이나 내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가 생겨난다면 다시 앨범을 열고 즐거웠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이 꽤나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새만금 방조제에 자주 갔다. 내가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바다이기 때문이다. 그곳에 가면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 들었다. 새만금 방조제는 고군산 군도로 이어진다.
지난여름과 가을 사진을 보니 그나마 그때는 코로나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를테면 사람이 없는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는 정도였다. 지금은 야외에서 사람이 없어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사람들이 이런 툭툭이 같은 걸 타고 다녀서 재밌을 듯했다. 그러나 모터 소리가 너무 커서 귀가 아프다. 길은 평탄하지 않아서 무서웠다. 재밌게 탔지만 다음에는 조용한 것을 타야겠다.
하늘이 수채화처럼 아름다웠다. 그림을 그릴 필요조차 없이 아름다운 자연을 다시 바라본다. 동서 횡단 도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 카페는 풍광이 아름다운 곳에 위치해서 인기 만점이다.
내가 이 파라솔 사진을 친구에게 보냈더니 해외의 어느 해변에 다녀왔는지 물었다. 사진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담을 수 있어서 좋다.
선유도 해변이다. 이때만 해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한국의 코로나 숫자도 그 오름세가 낮았던 때였다.
해변을 거니는 이들의 모습은 항상 여유로워 보인다. 나는 한 사람의 관람자가 되어 보았다.
선유도 해수욕장에 짚라인이 있는데 나는 매일 보기만 한다. 언제나 한번 타 보려나 싶다. 갈 때마다 밀려서 서 있는 것을 포기했다.
가을의 새만금 방조제는 코스모스가 아름다웠다.
바람이 몹시 세차게 불었다. 그러나 꽃잎 하나 떨어뜨리지 않고 웃으면서 한들한들 나를 반겼다.
사람이 정말 없었다.
예쁜 꽃. 바다. 바람. 흰구름. 갈대. 사람 둘. 아니 멀리 셋.
위에서 언급한 그 카페다. 뒤로 가면 파라솔들이 있다. 그곳이 바로 포토존이 되었다.
바다는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고, 늘 또 가서 보고 싶다. 나는 이렇게 덩그렇게 놓여있는 보트를 보면 타고 어디론가 가고 싶어 진다.
고군산 반도에는 사람들이 조금 눈에 띄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조각상 옆에 앉아 할머니에게 말을 걸어 본다.
할아버지 조각상이 시샘하시니 할아버지에게도 한마디 걸어본다.
"이곳을 지키시느라 힘드시죠?"
그 사이 어느 예술가가 노부부의 동상을 조각해 놓았다. 두 분의 마스크 쓴 모습이 코로나 시대를 실감하게 한다. 두 분을 멀찍이 떨어 뜨려 놓았다. 물론 사람들 포토존이다. 그래도 좀 붙여 드렸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멀리 떨어지셔서 더 좋으신지 할아버지는 샘통이 나셨고, 할머니는 웃고 계셨다.
바이올렛 색의 풀꽃과 잠시 눈을 맞춰 보았다. 꼭 층층이 꽃같이 생겼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장자도다. 바다에 S자의 물살이 일었다. 방금 바다에 Z보트가 지나갔다. 나는 Z보트 타기를 엄청 좋아하는데 다음에 타봐야겠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고군산 반도를 여러 번 갔는데, 날씨에 따라 별로이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그 이유가 하늘의 색이 바다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온통 하늘의 색에 전체의 풍광이 지배를 받게 된다. 친구에게 추천했는데 멀리 타 도시에서 왔다가 실망하고 갔다. 날씨가 좋은 날 가면 이렇게도 아름다운데 안타깝다. 혹시 여행을 할 경우에는 날씨를 확인하면 도움이 될 듯하다.
한참 사진을 정리하면서 고군산 반도의 하늘과 바다의 푸른색을 보니, 로이스 로우리의 책 <파랑 채집가 Gathering Blue>가 생각난다. 블루에 대해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책의 블루는 바로 하늘의 색을 의미한다. 조만간 리뷰를 써야겠다.
나는 하루에 몇 번은 하늘을 본다. 오늘 하늘이 어둡다면 맑은 하늘을 글이나 그림 또는 사진으로 소환한다. 만약 하늘이 청명한 파랑의 하늘이라면 그 하늘을 즐긴다. 물론 어떤 날은 하루에 한 번도 하늘을 올려다볼 시간이 없는 때도 있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한 번이라도 하늘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